권우상 명작 동시 = 알밤
알밤
뚝 -
밤나무에서
알밤 하나 떨어졌네
누가
떨어뜨렸나
하나님일까 바람일까
가파른 산비탈
데굴데굴
어디까지 달려가나
다람쥐
숨가쁘게
뒤쫓아오는 발걸음
쫓고 쫓기는
다람쥐와 알밤 하나
누가 누가 잘 뛰나
데굴데굴 굴러가는 알밤
쏜살같이 쫓아오는 다람쥐
하나님은 누굴 응원할까?
바람은 누굴 응원할까?
잡힐듯 말듯
아슬아슬 숨가쁘게
굴러가는 알밤 하나
어느새 땅구멍으로 쏘옥-
알밤 놓친 다람쥐
멍청하게 귀만 쫑긋.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아동문학가. 극작가. 시인.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