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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어쩌다 한국은 마약 청정국에서 멀어지게 되었나?

글 -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가정교육과 4학년 이근애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 국가가 아니다. 2021년 마약 압수량이 1,295kg으로 역대 최대치를 도달했다. 통상 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이 20명 이하일 경우에 ‘마약 청정국’이라 한다. 현재 한국은 10만 명당 31.2명으로 기준치를 훨씬 넘어섰다. SNS를 통한 비대면 거래를 이용하여 마약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연령이 낮아지고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텔레그램’과 같은 앱을 이용하여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되는 10대 ~ 30대는 전체 마약 사범 중 56.9%를 차지하고 있다. 

 

마약범죄의 특성상 암수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검거된 마약 사범의 비율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 마약 주요 투약 연령이 20대이고, 마약 투약 연령이 낮아지며 청소년 마약 사범의 증가도 급등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다.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석 달 만에 전국에서 약 2000명의 마약사범을 검거하고, 348명을 구속했다. 마약 시장이 호황 하는 지금, 마약 문제와 사법 행정의 모순이 한국 사회에서 발견된다.

 

마약 사범 처벌을 위한 법률을 교묘하게 빠져나오는 일명 '법꾸라지'를 돕는 법률 서비스가 성행이다.

인터넷에서는 마약류 관련 승소 사례를 홍보하는 로펌들의 홍보를 볼 수 있다. 한 로펌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대마초를 투약하고 중독되어 강도가 센 마약을 투약하고, 판매까지 한 마약 사범이 집행유예를 받았다고 언급하며 홍보를 하고 있다. 일부 로펌은 판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를 내세워 경찰 수사 과정의 허점을 노린 감형을 전략으로 한다.

 

이렇게 홍보에 사용된 사례가 사실이라면 마약 투약과 더불어 판매까지 한 마약 사범도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소지만 해도 처벌의 대상이 되는 법률과 우리 현실의 괴리감을 보여준다.

지난 2020년에는 마약을 밀반입해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한 기업 회장의 장남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은 사례가 있다.

 

이러한 한국 사회를 보면서 미국 드라마 <와이어>의 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미국 HBO사의 <와이어>는 5개의 시즌으로 구성된 드라마이다. 시즌 1은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하여 마약 문제를 다룬다. 경찰과 갱들의 대립 그리고 재판 과정을 통해 사법행정의 모순을 주제로 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극 중에서 레비라는 변호사가 등장한다. 그는 온갖 극악무도한 살인, 마약거래, 돈 세탁을 알면서도 그것을 오히려 돕고, 형량을 줄이는 온갖 숙련된 노하우를 갱스터에게 전파하며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인물이다.

 

변호사 리비가 오마르에게 “당신은 비도덕적이고, 마약 산업의 폭력성을 이용하여 살아가며, 사람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도둑들로부터 또 도둑질해서 살아가는 기생충이다.”라고 말한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나는 샷건을 들었고, 당신은 서류가방을 들었을 뿐”이라고 말하며 오마르는 그 변호사를 향해 당신도 자신과 같다고 말한다. 이러한 장면은 ‘마약 전문 변호사’가 성행하는 한국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렇듯 법의 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마약 사범들의 수가 많아진다면, 한국사회는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약화되고, 더욱이 쉽게 마약에 노출될 것이다.

 

또한, 마약 범죄는 2차 범죄 발생률과 재범률이 높다.

그러므로 로펌의 도움을 받아 법률적 처벌을 피하는 ‘법꾸라지’들이 적절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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