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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3부 제63회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3부 제63회

 

 

다라국의 후예들

 

 

철제무기가 청동무기로 완진히 대체할 때였다. 먼저 저온환원법으로 무쇠를 만들고 그것을 정제해 강철과 시우쇠를 얻었고 다시 거듭 불에 달구어 두들겨 백련강은 만들어 내고 단금질을 더 가해해 질 좋은 강철 병기를 만들었다. 강철 병기에는 1장(1丈은 10자)이 넘은 칼과 삭(朔)이라 부르는 끝이 삼지형(三支型)으로 된 긴 자루가 달린 창도 있었다. 이러한 무기는 강력한 군사력과 왕권의 뒷받침 없이는 나라의 안정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조정에 승상(丞相), 태위(太慰), 대부(大夫)의 상경 벼슬아리에 6진관을 두어 6경이라 하였다, 이처럼 중앙집권제를 시행해 권력을 단단히 틀어쥐고 지방에는 군현제를 만들어 전국의 군을 8군으로 나누고 군(郡) 아래에 현(縣)을 설치, 군의 수장은 군수(郡守), 현의 수장은 현령(縣令), 현령 아래에는 항(巷)이 여러 개 있으며 우두머리는 항정(巷丁)이었다.

어느 해 봄 거우위왕 대궐에 가까운 동산에서 신하들과 꽃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때 신하 한 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거우위왕(巨優位王)을 찾아왔다. 신하의 눈물을 본 거우위왕은 놀라 물었다.

“무슨 일이오?”

신하는 고개를 떨구고 다시 서럽게 울더니 대답했다.

“오는 길에 너무 안타까운 일을 보게 되어서 그만..”

거우위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을 보았는지 말해 보시오.”

잠시후 겨우 눈물을 거둔 신하는 입을 얼었다.

“저희 둘이서 이곳으로 오는 길에 조그마한 민가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 집 마당에서 눈먼 어머니와 그 딸이 서로 부둥껴 안고 서럽게 울고 있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얼마 전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에는 비록 어린 몸이지만 남의 집에 품을 팔아 눈먼 어머니를 봉양하며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눈먼 어머니를 봉양하는 딸 이름은 은지(恩知)라고 했다. 은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지만 그 대가는 겨우 어머니와 함께 지어 먹을 수 있는 저녁 밥 한끼 정도의 곡식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은지는 어머니에게 밥 한끼라도 지어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일이 끝나면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정성을 다해 어머니를 모셨다.

앞을 보지 못해 집밖으로 나갈 수 조차 없는 은지의 어머니는 어린 딸이 고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밥이 목구멍으로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지만 자신마저 없으면 은지가 외톨이로 남게 된다는 생각에 눈물을 감추면서 억지로라도 밥을 먹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은지는 다행이 그들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부잣집에서 허드렛일을 할 수가 있었고 품값도 훨씬 나아져 하루 세끼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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