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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2부 제30회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2부 제30회

 

 

                              다라국의 후예들

 

 

그제야 여자는 자신에게 여의주를 주겠다고 한 사람이 탁순국의 왕인줄 알고는 엎드려 큰 절을 올렸다. 그러면서 왕인줄 모르고 무례를 범하였으니 죽을 죄를 지었다고 하자 거타지왕은

“무례라니 당치도 않다.”

하면서 너에게 여의주를 준다고 했으니

“자 여기 있다.”

하면서 거타지왕은 여의주를 여자에게 내밀었다. 여자는 두 손으로 공손히 여의주를 받았다. 여의주에서는 유난히 광채가 눈부시게 빛났다. 여의주를 손에 쥔 여자는 여의주를 들어다 보며 황홀한 듯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거타지왕은 여자를 궁궐에 머물게 하고는 이틀이 지나자 여자가 머물고 있는 방을 찾았다.

“그래 여의주를 굴리고 있으니 음기(淫氣)가 제압되었느냐?”

하고 묻자 여자는

"제압되기는 커녕 음기가 더욱 발동하여 소녀를 더욱 견디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으냐?

"소녀가 여기에 오기전 저에게 여의주를 주시면 배필이 되겠다고 약속을 하였사오니 저는 이제 대왕의 배필이니 죽이시던 살리시던 소녀는 이제 지아비를 따를 것이옵니다.“

하면서 아직 한번도 마음 놓고 지아비를 모시지 못하였으니 오늘밤에는 소녀의 침소에 드시라고 했다.

거타지왕은 그날 밤 여자의 침소에 들어 동침을 해 보니 그야말로 음기(성욕)가 대단한 여자였다. 거타지왕과 하룻밤 동침한 여자는 아기를 갖게 되자 거타지왕은 이 여자를 후실로 삼아 궁궐에서 살도록 하였다. 거타지왕은 고차국(高嵯國 : 고성)을 정벌하기 위하여 군사를 훈련하고 무기를 준비하는 등 전쟁준비에 여념이 없던 어느 날 천문과 풍수지리를 잘 보는 삿갓을 푹 눌러 쓴 술객이 궁궐 앞을 지나가다가 잠시 궁궐을 둘러싸고 있는 축성을 휘둘러 보고는 긴 한숨을 쉬면서

“허허 양(陽)은 없고 음(陰)만 있는 이런 터에 궁궐을 짓다니 쯧쯧쯧...”

하면서 혀를 껄껄 찼다. 마침 왕의 심복 부하인 하린(河吝)이 입궐을 하기 위해 궁문으로 들어서다가 이 말을 듣고 잠시 발을 멈추고는 술객에게

“이보시오!”

하고 부르자 술객은 뒤돌아 서면서

“왜 그러시오?”

하자 하린(河吝)은

“양(陽)은 없고 음(陰)만 있는 터라니 그게 무슨 말이오?”

하고 물었다. 그러자 술객(術客)은

“본시 세상 만물은 음양 작배의 순리가 있는 법이라 음(陰)이 있으면 양(陽)이 있는 법이라 양과 음이 있어야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자연의 순리인데 이 궁성을 보니 양은 없고 음만 있으니 길지 궁터가 아니오”

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사람이 사는 것도 양기인 남자와 음기인 여자가 서로 혼례 작배를 하여 사는 것이 이치이고 동물이나 미물을 보더라도 암놈과 숫놈이 서로 어울려서 교배를 하고 살아야 대대손손 종족을 이어가는 법이니 세상 삼라만상은 다 그러한 음양의 이치에 따라 사는 것이라고 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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