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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1부 제13회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1부 제13회

 

 

                                      다라국의 후예들

 

 

효동은 바다를 항해 하자면 배(船舶)가 있어야 하고 얼마나 멀리 가야 육지가 나올지 모른다고 하자 미파공주는 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여기서 죽는다면 차라리 죽을 각오로 간다면 아무리 먼 바다라도 못가겠느냐고 하면서 자신이 먼저 가서 자리를 잡고 정착을 한 후 연락을 할테니 그때 효동은 어머니를 모시고 그곳으로 오라고 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약속을 하고 밤에 달이 없는 초하루 날의 어둠을 틈타 미파공주가 배 한 척을 준비하여 출발하려고 했다. 그런데 효동의 어머니가 병석에서 죽었다는 소식이 미파공주의 귀에 들려 왔다. 미파공주는 그 소식을 들으며 슬픔보다는 기쁨이 앞섰다. 그리하여 효동에게 어머니의 장례를 잘 모시라고 쌀과 돈을 후하게 내려 주었다. 장례를 지낸 효동은 미파공주에게 와서 이제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장례도 치루었으니 공주님과 함께 홀가분하게 멀리 떠날 수 있게 되었으니 떠날 준비를 하자고 했다.

미파공주와 효동은 바람이 잔잔허 달빛이 밝은 보름날 밤에 떠나기로 결심하고 각각 떠날 준비를 한 후 미파공주는 효동에게 자신에게 맞는 남자의 옷을 두어 벌 구해 달라고 하자 효동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미파공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귀중한 패물과 황금을 모두 챙겼다. 값비싼 패물과 황금이 있어야 팔아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가 하면 효동은 모포 두 필과 칼과 활 그리고 소금을 챙겼다. 칼은 호신용이었고, 활과 소금은 가다가 고기를 잡아 먹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보름날 밤이 왔다. 미파공주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잠자는 척 하다가 일어나 몰래 궁전을 빠져나와 효동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그곳에서 효동과 미파공주는 농민의 옷을 갈아 입었다. 미파공주는 그래도 한 벌쯤은 가져가고 싶어 자신이 입었던 비단옷은 벗어 보자기에 쌌다. 그리고는 두 사람은 각각 배 위에 올랐다. 미파공주와 효동이 노를 젓자 배는 서서히 망망한 바다를 미끄러져 나갔다. 점점 멀어지는 육지를 보면서 두 사람은 열심히 노를 저었다. 미파공주는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를 두고 따나는 것이 가슴 아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얼마나 항해 했는지 모른다. 도착한 곳은 임라국(대마도)이었다. 일단 몸을 감추기 위해 두 사람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한편 미파공주가 소리없이 사라지자 탁순국 궁궐에서는 미파공주의 행방을 찾느라고 야단법석이었다. 미파공주가 없어지자 거타지왕은 놀라 미파공주의 행방을 찾으라고 신하들에게 소리쳤다. 한 신하는

“공주님이 어젯밤에 일찍 잠자리에 드시는 것을 보고 저희들도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공주님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면서 그래서 어디 가셨나 싶어 이곳 저곳 찾아보았으나 없어졌다고 했다. 왕비는 급히 미파공주의 처소로 가서 방안을 둘러 보았지만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왕비는 다시 세밀하게 살폈다. 패물함을 열어보니 텅 비어 있었다. 왕비는 의아하게 생각하며 밤에 도둑이 들어 패물을 훔쳐가고 공주를 납치해 간 것이라고 판단하여 거타지왕에게 납치된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패물함을 열어보니 패물이 없으니 패물을 훔쳐가면서 공주를 납치한 것이 틀림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왕비는 울고 있는데 효동을 데리러 갔던 신하가 들어와 효동 역시 행방이 묘연하다고 하자 이게 무슨 변고냐고 하면서 효동도 공주와 함께 납치되었다는 말이냐고 소리쳤다. 거타지왕의 말에 왕비는 효동과 같이 무술에 뛰어난 사람이 납치될 리가 없다고 했다. 이 말을 하다가 왕비는 머리에 번쩍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혹여 효동이 공주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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