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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칼럼 = 현명한 버스 운전기사

 

 

 

칼럼

 

 

                    현명한 버스 운전기사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어떤 자동차 공장에서 방금 생산한 대형 버스 5대가 번호 순서에 따라 일렬 종대로 나란히 줄지어 서 있다. 공장장은 운전기사들의 지능을 시험해 보려고 작정했다. 그는 운전기사들에게 버스 5대 가운데 2대는 서울로 가고 3대는 부산으로 가야한다고 알려주고는 가야하는 목적지를 표시한 종이를 버스 뒤쪽에 각각 붙여 놓았다. 운전기사들은 앞에 있는 버스들의 목적지는 알 수 있지만 자기 버스 뒤에 붙여 놓은 종이는 보이지 않아 자기의 목적지는 알 수가 없다. 그 공장장은 버스 운전기사들이 아주 현명하여 몇 가지만 알려 주면 자기가 갈 목적지를 알아 맞출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먼저 3호 버스 운전기사에게 “당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3호 버스 운전기사는 앞의 1호와 2호의 뒤에 붙은 목적지를 보고 잠깐 생각하더니 “모르겠는데요” 하고 대답했다. 공장장은 2호 버스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2호 버스 운전기사는 1호 버스 뒤에 붙은 종이를 보고 또 3호 버스 운전기사가 모르겠다고 대답한 것을 근거로 하여 잠시 생각하고 나더니 역시 “모르겠어요”하고 대답했다. 공장장은 또 1호 버스 운전기사한테 물었다. 1호 버스 운전기사는 2호와 3호 버스 운전기사가 모르겠다고 대답한 것을 근거로 하여 잠시 생각하더니 “알겠습니다” 하고는 자기가 갈 목적지를 정확하게 대답하였다. 공장장은 “그러면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손을 들어 출발신호를 하자 1호 버스 운전기사는 버스를 몰고 부산을 향해 출발했다. 그렇다면 1호 버스 운전기사는 어떻게 자기가 갈 목적지를 알아 맞췄을까? 이것은 그가 문제를 능란하게 분석할 줄 알 뿐만 아니라 또한 논리지식을 익숙하고도 정확히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과 연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가 논리지식을 운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한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첫째, 그는 버스 5대 가운데 2대만이 서울로 간다는 조건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은 가언적(假言的) 추리를 했을 것이다. *만일 나와 2호 버스가 모두 서울로 가는 것이라면 3호 버스 운전기사가 부산으로 가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3호 버스 운전기사는 자기가 갈 목적지를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나의 버스와 2호 버스는 서울로 가는 것은 아니다. *그 다음 그는 또 ‘나의 버스와 2호 버스가 모두 서울로 가는 것은 아니다’란 조건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은 가언적 추리를 했을 것이다. *만일 나의 버스가 서울로 가는 것이라면 2호 버스 운전기사는 자기의 버스가 부산으로 가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2호 버스 운전기사는 자기가 갈 목적지를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나의 버스는 서울로 가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언적(選言的) 추리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답안을 얻어냈을 것이다. *나의 버스는 서울로 가는 것이거나 부산으로 가는 것이다. *나의 버스는 서울로 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의 버스는 부산으로 가는 것이다. 1호 버스 운전기사가 내린 이 판단은 정확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논리적인 추리에 의하여 얻어낸 결론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논리지식은 일상생활에서 아주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논리와 많은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판단하고 추리할 때 논리학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논리학을 배우지 못한 탓으로 그것을 신비롭게 여기며, 논리지식을 자기의 사고에 의식적으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면 논리학란 무엇인가? 한 마리로 말하면 사고의 형식 법칙을 연구하는 과학이다. 여기서는 형식논리학(formal logic)을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두뇌를 가지고 있다. 사람의 두뇌는 마치 지혜의 보물창고와도 같아서 두뇌의 사고 능력을 통해 인류 문명을 창조해 왔다. 그런데 이 보물창고에서 얻은 지혜는 사람마다 똑 같은 것이 아니다. 머리를 쓰기 싫어 하고, 공부를 게을리 한 사람들이 얻은 지혜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심히 공부하여 지혜의 보물창고를 여는 열쇠를 획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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