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권우상(權禹相) 칼럼 = 역사에서 본 독신녀 군주의 모습




칼럼

 

 

              역사에서 본 독신녀 군주의 모습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신라는 진성여왕이 등극하자 국가기강이 극도로 문란해지고 국가 체제가 와해되어 가고 있었다. 독신녀 진성여왕은 즉위 초부터 각간 벼슬의 위홍과 간통하고 있었다. 진성여왕은 섹스 파트너인 위홍을 요직에 앉히고 국정을 돌보게 하였다. 그러자 관청 거리 곳곳에는 진성여왕과 위홍을 비롯하여 조정 대신들을 비방하는 방이 나붙었다. 위홍은 노발대발하여 신하들에게 말했다. “지금 대왕과 조정대신들을 비방하는 방이 관청거리 곳곳에 나붙어 있소. 당장 군사를 동원하여 범인을 체포하도록 하시오!” 그러자 대신들은 한결같이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어 잡아 들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진성여왕의 측근인 박양근이 방을 붙인 범인으로 대야주(경남 합천)의 학자인 왕거인을 지목하였다. 왕거인은 대학자로 부패한 신라 조정을 한탄하며 대야주에 은거하고 있었는데 많은 백성들이 왕거인을 존경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성여왕은 왕거인이 정말 범인인지 아닌지 조사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위홍의 말에 따라 왕거인을 잡아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박양근은 왕거인이 범인이라고 위홍에게 보고 했던 것이다. 위홍은 왕거인에게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형틀에 묶어 놓고 가흑한 고문을 가하도록 형리들에게 명령했다.

 

 

왕거인은 육신이 찢기고 피를 낭자하게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범인이 아니니 나를 죽인다 해도 범인이 아니라는 말 밖에 더 할 말이 없다그러자 위홍은 더욱 노발대발하여 왕거인에게 더욱 혹독한 고문을 가했다. 왕거인이 실신을 하자 그를 감옥에 넣었다.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한 왕거인은 손가락으로 잇빨을 깨물자 붉은 피가 줄줄 흘러 내렸다. 왕거인은 흐르는 피로 벽에다 다음과 같이 시()를 썼다. “우공이 통곡하니 삼년이나 가물었고 / 추연이 슬퍼하니 오월(五月)에도 서리가 내렸네 / 지금 나의 깊은 시름은 옛 일과 같건만 / 하늘은 말도 없이 창창(蒼蒼)하기만 하구나이 시에서 우공이라고 하는 말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연()나라 태자이며, 추연 역시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사람으로 두 사람 모두 부패한 조정을 한탄한 인물들이었다. 왕거인은 자신을 우공과 추연에 빗대어 시를 지은 그날 밤이었다. 수 많은 별들이 총총하게 빛난 맑은 하늘에 신묘하게도 갑자기 구름과 안개가 가득 덮히고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진성여왕이 머물고 있는 대궐에 우박이 폭우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때 마침 진성여왕은 침실에서 위홍과 섹스를 즐긴후 막 잠을 청하는 중이었다.

 

천둥과 번개가 치고 우박이 쏟아지는 소리에 놀란 위홍은 급히 내관을 불러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다. 어찌된 일인지 갑자기 천둥과 번개가 치고 우박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불길한 예감에 위홍은 진성여왕에게 말했다. “왕거인을 잡아들려 하늘이 노한 것이니 날이 밝는대로 왕거인을 석방하시오이튿날 왕거인은 석방되었다. 이 일로 진성여왕은 공포에 질려 가슴이 뛰는 등 병을 얻었다. 사상 유례 없는 신라의 여왕 등극은 권력 부패의 온상이 되었다. 간신들은 여왕의 강한 성욕을 이용하여 건장한 남자(화랑도)를 붙여주면서 국정은 간신들의 손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관리들의 비리와 수탈 행위가 극심해지자 이에 반발한 농민들이 전국 각 지역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산마다 도적이 들끓었다. 진성여왕이 왕위에 앉아 있긴 했으나 실제로 왕권을 쥐고 있는 인물은 위홍이었다. 위홍은 경문왕의 동생이자 진성여왕의 숙부인데 섹스를 즐기다가 남편이 되었다. 위홍이 권력을 잡자 위홍에게 아첨하지 않는 신하는 가차없이 내쫓고 위홍에게 아첨하는 간신들이 조정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위홍이 죽자 지도력을 상실한 신라 조정은 극도로 혼란에 빠졌고, 진성여왕은 위홍의 죽음으로 심한 자괴감에 빠져 젊은 남자들을 궁궐로 불러 들여 침실에서 섹스를 즐기는 데 열중했다. 진성여왕이 섹스에 빠져 들도록 부추긴 인물은 유모였다. 여왕과 관계를 맺은 자들은 여왕의 총애를 믿고 세도를 부렸다. 지금 대한민국 국정농단 중심에 서 있는 박근혜, 최순실을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독신녀가 군주가 되는 것은 부패의 온상이 되기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