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의 2025년도 영구용 태극기* 구입 예산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태극기 재고가 8,253개 남았는데도 보훈부가 18,000개를 더 구매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 국가유공자 등이 사망할 경우 국가가 운구함을 덮기 위해 지급하는 태극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명구 국회의원(구미을)이 국가보훈부에서 제출받은 ‘영구용 태극기 사용 현황’에 따르면, 영구용 태극기의 제작 개수는 지난 5년간(2020년-2024년 8월) 72,300개로, 이 가운데 8,253개가 남았다 . 개당 단가는 12,200원으로 약 1억 원 어치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보훈부는 2025년도 예산안에 2억 1,000만 원을 들여 1만 8,000개의 영구용 태극기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재고량이 8천여 개 상회하는 이유에 대해 ‘2021년과 2022년에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망자가 급증하는 수요에 대비해 제작 수량을 평년보다 늘렸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4 년부터 재고량을 활용해 정상적인 연도 수준 (5-10%) 으로 관리 ·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재고를 꾸준히 소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태극기 재고가 이미 당국이 밝힌 적정 재고량(7,230 개) 을 훨씬 초과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1만 8,000개를 추가 구매한다면, 평년 소비량으로 제외했을 때 오히려 재고량은 더 늘어난다. 또한, 코로나가 종식됐는데도 당시 늘린 제작 수량 수준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점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명구 의원은 “공공기관에서 매년 소비하는 소모품 성격의 예산은 관리 기준이 없어 과도한 구매로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일이 많다” 라며 “적정 재고량 등의 관리 기준을 마련해 과도한 예산 지출을 막아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