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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명작 중편소설 = 천강홍의장군 <14>

 

 

 

 

 

권우상 명작 중편소설 = 천강홍의장군 <14>

 

 

                                                 천강홍의장군

 

 

이때 호미산 산속에 매복해 있던 곽재우 장군 의병부대가 느닷없이 나타나 일본군을 공격하자 일본군은 도망치기가 바빴습니다. 왜장 ‘무라다 아끼오(村田秋雄)’는 의병군 부장군 곽필승과 맞서 싸우다가 칼에 맞아 부상을 당해 도주하다가 의병부대가 쳐놓은 거물에 말이 걸려 넘어져 생포되었다가 참수를 당했습니다. 사기가 충천한 곽재우 장군 의병부대는 살아서 도망치는 일본군을 향해 활을 쏘고 창칼을 휘두르며 맹렬히 추격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일본군은 크게 패하였고, 살아서 도망친 왜군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큰 전과(戰果)에 의령 백성들은 곽재우 장군의 기발한 작전술과 구국충정(救國忠情)을 크게 칭찬하였습니다. 일본군을 물리친 후 곽재우 장군은 곽필승 등 부장군과 의병들을 격려하고 다음 작전계획을 논의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백성의 작은 일보다는 나라의 큰 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나라 없는 백성의 고통은 나라를 가진 백성의 고통에 비교할 수 없다. 그

러니 우리는 백성들의 조그마한 일보다도 나라의 큰 일에 마음을 두어야 한다.”

이 말은 백성들의 고통이 있더라도 조선 땅을 일본군에 빼앗길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다음날 일본군 5,000여 명이 함안지역으로 진격한다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곽재우 장군은 곽필승 부장군에게 3천의 의병을

주어 일본군과 싸우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총을 쏠 수 있는 거리를 주지 않도록 최대한 가까이 붙어서 칼과 창으로 왜군의 목을 쳐야 하다는 기본적인 전술도 의병들에게 숙지시켰습니다. 더구나 일본군의 수가 많으면 절대로 맞붙어 싸워서는 안되고 산속이나 계곡에 숨어 있다가 적절한 기회를 봐서 기습하여 유격전을 펼쳐야 하다는 것도 의병들에게 강조했습니다.

곽재우 장군은 일본군이 산성을 공격해올 즈음 성벽 위에 새끼줄을 친 후 그 위에 물 먹인 베를 걸어놓은 뒤 그 안에서 많은 의병들을 배회케 했습니다. 왜장 ‘이시가와 마사오(石川正雄)’는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복병이 많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산을 돌아 허술한 뒤쪽을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배후에는 방비가 부실하기 짝이 없었는데, 이상한 궤짝이 잔뜩 널려 있었습니다. 왜장 ‘이시가와 마사오’는 그것들이 의병의 군량미를 담은 궤짝으로 생각하여 군사들을 시켜 일제히 뚜껑을 뜯어 냈습니다.

그러자 이게 웬 일입니까? 궤짝 속에선 쌀 아닌 벌떼가 아귀같이 쏟아져 나와 일본군의 진영은 삽시간에 글자 그대로 벌집을 쑤셔놓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계획된 일이라 때를 놓칠 리 없는 곽재우 장군은 매복한 의병을 풀어 일본군을 쳐서 선봉을 모조리 참살시켰습니다.

곽재우 장군에게 대패한 왜장 ‘이시가와 마사오’는 울분을 참지 못하여 이튿날 새벽녘에 재차 공격을 감행해 왔습니다. 곽재우 장군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붉은 옷에 붉은 모자를 쓰고 백마에 올라 왜군을 산중턱까지 오르도록 내버려두었습니다. 곽재우 장군 옆에는 늘 곽필승 부장군이 동행했습니다. 곽재우 장군은 곽필승 등 여러 부장들에게 자기와 똑같은 전투복을 입게 한 뒤 산성 이곳저곳에 매복토록 했습니다.

마침내 일본군이 산성을 에워싸고 총공격을 감행했습니다. 곽재우 장군은 일본군이 몰려들자 준비한 궤짝들을 일본군 쪽으로 던지도록 했습니다. 간밤에 벌떼 궤짝 때문에 혼쭐이 난 왜장(倭將)은 이번에는 모두 불을 질러 태워버리도록 명령했습니다. 일본군은 궤짝마다 불을 질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어찌된 일입니까? 궤짝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폭발물이 터져 일본군들은 또다시 아비규환의 생지옥에 빠졌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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