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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연재소설 -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 제5부 102회분 <마지막회>

 

 

 

 

권우상 연재소설 -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 제5102회분 (마지막 종료)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

 

 

 

 

다음날 뒤늦게 여러 신문사와 방송국에서 나와 모훈이 오빠가 모든 행복과 영광을 버리고 삭발하여 스님이 된 사실을 알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유망주 박모란 양과 세계프로복싱주니어웰트급 챔피언 박모훈 선수 삭발하여 스님이 되다>라는 대문짝 만한 제목으로 탑뉴스로 보도 됐습니다.

 

 

 

모훈이 오빠를 사랑하던 차연희는 누구와 결혼해서 어떻게 사는지 그리고 윤기석 씨는 지금도 마라톤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윤기석 씨는 런던세계올림픽대회 마라톤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은 뉴스를 통해 들었지만 이제는 속세의 일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직도 모훈이 오빠의 모습이 마치 조그마한 점처럼 가물가물 하게 보였습니다. 펑펑 쏟아지는 눈 때문에 보일듯 말듯한 모훈이 오빠의 뒷모습을 보자 나는 눈물이 그렁해졌습니다.

 

 

 

나는 한참을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모훈이 오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디로 갔을까?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보고도 왜 아무 말을 하지 않았을까? 물론 나 역시도....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되돌아 왔던 길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극락교(極樂橋)로 향했습니다. 극락교는 해인사 경내에 있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인데 이 다리를 5천번 왕복하면 죽어서 극락에 간다는 말이 묻어 있는 다리입니다.

 

 

 

내가 극락교에 올라서서 다리 절반 정도 건넜을 때 저쪽 건너편에서 스님 한 분이 이쪽으로 역시 다리를 건너오고 있었습니다. 이 다리는 두 사람이 스쳐야 할 정도 폭이 좁았습니다. 점점 가까이 오는 스님을 자세히 보니 모훈이 오빠였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이를 어쩌나 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어느새 가까이 온 모훈이 오빠와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나와 모훈이 오빠는 서로 서먹해 하며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모훈이 오빠가 두 팔로 나를 덥석 부둥껴 안았습니다. 나는 말했습니다.

 

 

 

오빠! 왜 날 사랑해?”

바닷가에 아무리 배가 많아도 내가 바다를 건너기 위해 필요한 배는 하나 뿐인 것처럼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여자는 모란이 너 하나 뿐이야.”

“...............”

세상 사람 모두가 미쳤다고 해도 난 너를 사랑하고 있어..”

진심이야?”

 

 

 

진심이 아니라면 중이 된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너를 사랑 할 수 있겠니.. 사랑의 꿈에 젖어 살다가 그 환상으로 파멸을 당할지라도 난 너를 사랑 할 거야. 나도 이래서는 안된다고 몇 번이나 생각을 지울려고 했어. 그래서 너처럼 속세를 떠나 여기까지 왔어. 그런데 너의 생각을 아무리 지울려고 해도 지워지지가 않아. 나에게는 모란이라는 단 하나의 여자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어.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 그 자리를 옮길 수 없는 것처럼 나도 너에게 사랑의 뿌리를 내린 마음을 옮길 수 없어..”

 

나도 오빠를 사랑해. 그 사랑을 지울려고 중이되었지만 내 마음에 담겨진 모훈이란 두 글자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어.”

모란아! 너를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프고 보지 않으면 마음이 아파.”

 

 

 

내가 모훈이 오빠의 가슴에 안겨 흐느껴 울자 모훈이 오빠도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그러자 지난 날 내가 어릴 적에 처음 모훈이 오빠를 알게 되어 한강에서 놀면서 모훈이 오빠가 나를 엎고 걸어가면서 부르던 노래가 나의 뇌리에 떠올랐습니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리

늙은 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그때 내가 모훈이 오빠의 등에 엎혀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던 그때 그 모훈이 오빠의 따뜻한 체온이 오늘 다시 내 가슴으로 전해 오고 있었습니다. 나와 모훈이 오빠는 서로 떨어질 줄 모른 체 서로 부둥껴 안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아직도 함박눈이 우리들의 어깨와 머리위에 하염없이 소록소록 내리고 있었습니다. 극락교 화단옆 화단에는 때 아닌 모란꽃이 빨갛게 피어 있었습니다. 천년에 한번 핀다는 꽃 우람바라처럼 말입니다. (大尾)

 

 

 

그동안 장편소설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를 읽어주신 구미일보 독자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작품을 집필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작가 권우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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