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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고스톱과 전두환 추징법

 

칼럼

 

전두환 고스톱과 전두환 추징법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에 전두환 고스톱이라는 것이 있었다. 회사에서 쉬는 시간이면 직원들이 모여서 이 고스톱을 치기도 했는데 다른 말로 황제 고스톱, 또는 네로 고스톱이라고도 한다. 아마 전두환 시절 함부로 대통령 이름을 쓰기 어려워서 그렇게 돌려 말을 했지 않아 싶다.

 

그런데 이 전두환 고스톱이 어떤 것이냐 하면 고스톱을 치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피를 받는 경우가 있다. 보통 피를 쓰면 5점짜리인 경우 5점을 가산해서 내 놓는데 전두환 고스톱은 피박를 받는 게 아니라 상대가 먹은 것 중 아무거나 하나 마음대로 뺏어올 수 있는 것이다. 즉, 청단으로 나고 싶으면 상대가 깨놓은 청단 한 장 가져오면 되는 것이다. 마음대로 뺏아 간다는 것은 전두환이 기업인에게 돈을 뺏다시피 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단순히 피 한 장 받을 때와는 크게 달라진다. 필자는 회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 직원들이 치는 모습을 옆에서 봤고 실제로 쳐보진 않았지만 좀 살벌할 듯하다. 함부로 고도 못한다.

 

모르긴 해도 전두환 고스톱은 전두환이 정권을 찬탈하듯이 상대방이 이미 약을 해서 가져 간 것을 비광으로 먹어 올수 있다는 것 즉 남이 이루어 놓은 것을 강탈한다는 점에 묘미가 있다. 하지만 그 당시 전두환 고스톰은 전두환이 부당한 방법으로 기업인의 돈을 거두는 세태를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장기나 바둑을 비롯하여 오락을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자주 만나는 사람마다 화젯거리가 되는 골프도 하지 않는다. 골프는 운동이라기보다 재력가임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거부감을 갖는다. 그래서 나는 매우 무미건조하게 재미없게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전두환의 언론사 통폐합으로 1982년 해직되어 이것저것 해보다가 실패한 뒤 일본으로 가서 젊은 일본인들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그들은 이미 ‘고도리’(고스톱)를 치고 있었다. 그래서 역서 고도리를 알게 되었고 몇 번 어울린 결과 돈만 조금 날린 씁쓰레한 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이 무렵 한국에 유행했던 것이 바로 ‘전두환 고소톱이였다. 군사독재 권위주의체제 하에서 국민의 인권이 억압받고 있었던 때, 그에 대한 울분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기발한 착상(着想)이었는데 비(雨) 광(光)만 가지면 상대방으로부터 자기가 필요한 무엇이든 가져올 수 있는 상식을 벗어난 룰(rule)이 특징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를 틈타 느닷없이 등장한 전두환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농단한 것을 비유한 데에서 나왔을 것이 아닌가 싶다.

 

시대상을 반영하는 서민들의 풍자는 무서운 것이다. 그것이 비록 힘없는 자들의 무기력한 반항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질는지 모르지만, 군부독재 당시 모든 권력을 쥐고 흔들었던 전두환이 간 곳은 어디였는가? 백담사가 아니었는가. 물론 죄수복도 입고 법정에도 섰다

 

이제 전두환은 1천6백억원의 추징금 미납문제로 지식들까지 곤욕을 치루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애비 잘못 만나 뼈저린 고생을 하는 것보다 애비 잘 만난 전두환 자식들은 그래도 행복해 보인다. 무소불의 칼을 휘두르면서 긁어 모은 돈이 이제는 부매랑이 되어 스스로 만든 전두환추징법에 걸려 대통령 권자에서 먹은 돈을 토해 내게 된 모습을 보면 역시 권력무상이란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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