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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부산mbc 제2회 방송작품현상공모 단편소설 수상작 권우상 作 (제13회)

 

 

 

 

부산mbc 제2회 방송작품현상공모 단편소설 수상작 권우상 作 (제13회)

 

 

                                       재심청구(再審請求)

 

 

동료 공안원이 보이면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 열차에는 자신을 포함하여 3명의 공안원이 승차해 있을 터였다. 3명이 한 조(組)가 되어 근무하는 것이다.

열차의 기적소리가 고막을 찢듯 다시 투우! 하고 길게 들렸다. 순간 누군가 등뒤에서 어깨를 툭! 쳤다. 재성이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 보았다. 동료 공안원인 박인구 씨였다. 박인구 씨는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김형! 받아 두시오 이거~!”

하며 꼬기꼬기 접은 지폐 몇장을 재성이의 손에 쥐어 준다.

“얼마 안되지만 칠성이파들이 주는 것이니까 나누어 씁시다!”

재성이는 깜짝 놀랐다.

“아니. 그럼 칠성이파들에게 돈을 받았단 말이오?”

재성이는 박인구 씨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배추 이파리(만원권 지폐) 몇 개 주는데 안받을 수도 없고 해서...”

“난 그런 거 받을 수 없오!”“앗따! 뭘 그러시오. 다른 사람들이 보기전에 얼른 받아요!”

박인구 씨는 가까이 붙어서며 받기를 재촉했다.

“아니오. 정말이지 난 그런 부정한 돈은 받을 수 없오.”

박인구 씨는 더욱 언잖은 표정을 지으며

“김형! 김형이나 나나 다 같은 말단 월급쟁이 입니다. 우리가 정직하게 쥐꼬 리만한 월급만 가지고 살아간다고 해서 우리에게 돌아오는 소득이 무엇이겠오? 그건 아마 찌뜬 가난뿐일 겁니다. 한 평생 말단 공무원에 있어 봤자 우리기 언제 돈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한단 말입니까? 비단 말단 월급쟁이 공무언이 우리 같은 철도 공안원 뿐만은 아니지만 우리가 이런 자리라고 있을 때 돈을 모우지 못하면 10년을 가도 말단 가난뱅이 공무원 신세를 면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뭐 공금을 횡령하자는 것도 아니구... 갔다 주는 돈이야 왜 우리가 마다하겠어요. 김형! 이러지 말고 돈을 받아요. 그리고 우리가 철도 공안원으로 있는 동안 이런 방법으로라도 부수입을 올립시다!”

“우리가 같은 철도 공안원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공무원들도 다 그렇지만 사실 봉급 거지고는 샛방살이를 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정과 야합할 수야 있습니까? 특히 우리 같은 철도 공안원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사회악과 부정을 과감히 색출해야 할 신분을 가진 공직자가 부정과 야합을 하다니... 그럴수가 없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런 행동을 한다면 국민의 공복인 공직자로서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이며 나아가서는 국가를 배신하는 행위입니다...”

“당신의 청렴결백한 마음씨 나도 잘 압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당신이 20여년 동안 청렴결백하게 살아온 결과가 무엇입니까? 내가 알기로는 아직도 셋방살이에 병든 노모가 있다고 하든데 그것이 20여년 동안 청렴결백하게 살아 온 댓가가 아니라면 달리 할 말이 있습니까?”

박인구 씨의 목소리는 약간 빈정거리는 듯했다. 재성이는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나도 가난한 생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을 보면서 정직한 말단 공무원의 말로가 바로 그런 것이구나 생각하면 사실 나도 국가가 우리에게 하는 대우가 조금은 섭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가난하게 살아도 나는 불의와 부정과 타협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의 녹봉을 받는 공직자이기 때문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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