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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명작 동화 = 별나라 공주와 농부 (상)

 

 

 

 

 

권우상(權禹相) 명작 동화 = 별나라 공주와 농부 (상)

 

 

 

                                    별나라 공주와 농부

 

 

깊은 밤입니다. 맑은 하늘에는 아름다운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습니다. 별나라는 밤이 되면 늘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별나라 아이들은 밤이 되면 늘 또래 친구들과 함께 지구 아이들이 사는 땅을 내려다보며 어떻게 정답게 사는지 그 모습을 봅니다. 별나라에 사는 공주님은 마음이 어질고 착하지만 나쁜 짓을 하면 그냥 덮어두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어쩌다가 별나라 아이들 가운데 또래 친구들에게 해코지를 하는 아이가 있으면 멀리 쫒아내버리곤 합니다. 가끔 별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건 또래 친구들에게 나쁜 짓을 하다가 별나라 공주님에게 쫒겨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혹시 지구에서도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오늘 별나라 공주님은 어느 별이 또래 친구들에게 해코지를 하는지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구에 눈길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지구에는 하늘의 별처럼 아름다운 불빛들이 늘 빤짝거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높은 빌딩이나 건물 또는 밤길을 달리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불빛이었습니다. 그런 불빛은 밤이면 늘별나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유난히 아름다운 빨간 색깔을 띈 물체가 공주님의 눈에 들어 왔습니다. 공주님은 몸종인 선녀에게 빨갛게 빛나는 물체를 가리키며 저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선녀는 거리가 멀어서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하자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고 오라고 했습니다. 선녀는 땅으로 내려와 보니 넓은 과수원이었습니다. 과수원에는 빨갛게 잘 익은 사과가 탐스럽게 나뭇가지마다 주렁주렁 달려 있었습니다. 그 사과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빨간 빛깔이 별나라에까지 보였던 것입니다.

선녀는 사과를 보고 나서 별나라 공주님에게 돌아 와서 그것은 사과나무에 열린 빨간 사과라고 말했습니다. 공주님은 더욱 이상했습니다. 가을이 와서 사과가 빨갛게 익으면 사람들은 모두 따는데 저 사과나무는 추운 겨울이 되어도 따지 않고 나무에 그대도 두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다른 곳에 있는 사과나무는 벌써 다 따가고 보이지 않는데 말입니다.

별나라 공주님은 선녀에게 과수원을 경영하는 농부를 만나 무슨 이유로 추운 겨울이 되어도 사과를 따지 않고 나무에 매달아 두는지 그 이유를 알아 오라고 했습니다. 선녀는 땅으로 내려와 과수원 주인 농부를 찾았습니다. 선녀는 농부에 집에 나타났습니다. 그때 농부는 사과를 언제 따서 팔아야 비싼 값을 받고 많은 돈을 벌어 큰 부자가 될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그만 잠이 들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농부는 일어나 문을 열고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선녀가 말했습니다.

“나는 별나라에서 온 선녀입니다.”

“별 나라 먼곳에서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습니까?”

“궁금한 것이 있어서 왔답니다.”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보십시오.”

“과수원에 사과나무가 몇 그루나 되나요?”

“팔백 그루 쯤 되지요. 아마 나 만큼 사과 농사를 많이 짓는 농부도 이 나라에서는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거기서 나오는 사과가 매우 많겠군요.”

“많구 말구요.. 엄청나게 많지요.”

“얼마나 되나요?”

“뭐 딱이 얼마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마 백 개들이 상자로 계산하면 3만 상자가 넘을 것입니다. 갯수로 말하면 2백만 개 이상은 되지요.”

200만 개라는 말에 선녀는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선녀는 물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가을이 되어 사과가 빨갛게 익으면 모두들 따는데 아저씨는겨울이 되어 나무에 잎이 다 떨어져 가지만 앙상한 데도 왜 여태 사과를 따지 않고 그냥 두나요?”

“아, 그건요. 지난 여름 다른 지역에는 태풍으로 사과에 꽃이 다 떨어져버려 열매가 열리지 않았지만 우리 과수원은 태풍을 피할 수 있어 사과가 풍성하게 달렸답니다. 내가 사과를 따지 않고 지금까지 그대로 두는 이유는 품귀현상이 나타나 값이 많이 오르면 팔려는 생각 때문입니다. 조금 더 있으면 값이 두배 세배 아니 그 보다 더 오를 것입니다. 그땐 사과는 금값이 될 것입니다. 하하하.”

“그러니까 값이 폭등하면 팔겠다는 말씀인가 봐요.”

“그렇습니다. 지금도 예년이 비해 사과 값이 폭등 했답니다.”

“그럼 지금 팔아도 되잖아요?”

“아직 더 많이 올라야 합니다.”

욕심이 너무 많은 농부라고 생각하면서 선녀가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값이 두 배 세 배 그 보다 더 오른다고 생각합니까?”

“그건 당연하지요. 값이란 것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에 따라 결정되지요. 말하자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는 말입지요. 지금 사과를 살 사람은 많지만 팔려는 사람은 없거든요. 지난 여름에 태풍으로 사과나무에 꽃이 다 떨어져 버렸기 때문에 올해는 사과가 흉년이라서 그렇습니다.”

선녀는 문을 세차게 쾅! 닫고 나왔습니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깜짝 놀란 농부는 잠이 깨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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