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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현대 지상전에 응용할 만한 팔진도

 

 

 

 

칼럼

 

 

                              현대 지상전에 응용할 만한 팔진도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중국 대륙이 삼분(三分) 조짐을 보였던 때로부터 72년이 지난 뒤였다. 세월을 거슬러 후한(後漢)의 통치가 뿌리 채 흔들리기 시작한 184년의 황건 봉기부터 계산하면 96년이다. 100년 가까이 군벌 영웅들이 제멋대로 날뛰고 나라를 토막 토막 나누던 시대가 되면서 한(漢)나라는 위(魏), 촉(蜀) 오(吳) 셋으로 나눠지면서 조조, 유비, 손권의 패권 경쟁시대가 되었다. 45세에 조각난 나라를 사마염은 하나로 통일하면서 진(秦)나라가 세워졌다. 사마염은 황제가 되기까지는 할아버지 사마의, 큰 아버지 사마사, 아버지 마사소의 덕에 의지했으나 전국 통일은 사마염 자신의 힘에 해서였다. 사마사가 천하를 통일하는 데에는 ‘팔진도’라는 전법이 크게 기여했다.

 

원래 ‘팔진도’는 유비의 모사로 있던 제갈량이 착안한 전법인데 유비의 아들 유선이 황제가 되고 제갈량이 죽자 유선은 환관의 농간으로 여색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으면서 국력이 쇠퇴하자 사마염은 ‘팔진도’로 오와 촉을 없애고 천하통일의 꿈을 실현했다. 이 ‘팔진도’에는 무궁무진한 전법의 비밀이 담겨 수수께끼 투성으로 알려졌다. 제갈량이 유비의 모사로 있을 때 유비는 50만 군사로 조조의 100만 군사와 싸워 승리한 것도 바로 ‘팔진법’ 때문이었다. ‘팔진법’의 위력은 그 위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지금의 충칭시(重慶市 : 중경시) 펑제(奉節 : 봉절)에 있었다고 하는가 하면 쓰촨성 신판현(新繁縣 : 신번현)에 있었다는 말도 있고 산시성 미엔현(沔縣 : 면현)에 있었다는 주장에도 근거가 있다. 또한 그 내용에 있어서도 갖가지 신비한 전설이 많아 팔진도는 10만 군사와 맞먹는 위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팔진도’란 어떤 병법일까?

 

‘팔진도’는 9개의 큰 진으로 이루어졌는데 가운데 큰 군은 9개다. 중군은 작은 진 16개로 이루어졌고 바깥의 8진에는 또 각기 작은 진 6개가 있어 작은 진들을 다 합치면 64개가 된다. 이 64개는 주역의 64괘와 일치한다. 진의 뒤쪽에 유기(遊騎)라고 지칭하는 기병 기동부대 24진이 적정을 정찰하고 적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적을 기습 공격하는 일을 맡았다. 대장은 가운데에서 중군을 장악하는데 이렇게 장악하는 것을 고대 병법 용어로 악기(握奇)라 한다. 이 중군을 주축으로 해서 주위의 8진이 움직이면서 적을 공격하는 것이다.

 

큰 진(陣) 사이에는 작은 진(陣)이 있고 큰 대오 가운데 작은 대오가 있다. 한 오는 5명이고 한 대는 다섯 오이다. 앞의 진이 곤 뒤의 진이 될 수 있고 뒤의 진이 곧 앞으로 바뀔 수 있다. 공격할 때에는 급히 달리지 않고 후퇴할 때에도 허겁지겁 도망가지 않는다. 바깥의 어느 진이 공격을 받으면 즉시 그것이 머리(頭)가 되고 나머지 8진은 꼬리(尾)로 변하는데 이런 변화를 가리켜 「머리가 넷이고 꼬리가 여덟(四頭八尾)」라 말한다. 변화가 풍부하고 공격하거나 방어하기 편한 진법이라는 것이다. 팔진도의 이름은 천(天), 지(地), 풍(風), 운(雲), 용(龍), 호(虎), 조(鳥), 사(蛇)로 이름을 보고 진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용과 호랑이와 새와 뱀의 모양을 따서 만들었고 바람과 구름을 만든다는 것이다.

 

용(龍)이란 청룡이니 동쪽의 대오를 의미하고, 호(虎)는 백호를 의미하니 서쪽의 대오를 가리키고 조(鳥)는 주작(朱雀)을 가리키니 남쪽을 말하고, 사(蛇)는 구사(龜蛇)를 말하니 북방의 현무(玄武)를 상징하니 북쪽의 대오를 가리킨다. 이 네 가지는 이른바 4상(4象)에 의해 방위를 정했고 천지 풍운 8괘에 따라 방위를 하늘은 8괘에서 건(乾)인데 방위는 서북쪽이다 땅은 8괘에서 곤(坤)인데 방위로는 서남쪽이다. 바람은 8괘에서 손(巽)인데 방위는 동남쪽이다. 북쪽을 가리키는 괘는 물을 의미하는 감(坎)인데 하늘과 땅은 천지로 붙여 부르기 편하지만 바람과 물이 풍수라는 고유명사가 생기게 되고 8진에서 구름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구름은 물로 이루어졌으므로 세상만물을 8괘로 분류할 때 감(坎)괘에 해당된다. 이와같이 팔진도는 군사를 합리적으로 배치해 전투에서 지지 않고 이기는 훌륭한 실전용 병법이다. ‘攻其無備 出其不意’라고 했다. ‘적이 방비하지 않는 곳을 치고, 적이 생각하지 않는 행동을 하라’는 뜻이다. 현대 지상전에서도 이 ‘팔진도’를 응용하면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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