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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우크라니아 선수의 금메달과 적개심

 

 

 

 

칼럼

 

 

                 우크라니아 선수의 금메달과 적개심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cbs 뉴컷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니아의 펜싱 스타 ‘올라 하를란’은 최근 세계 선수권대회 경기에서 이기고도 실격됐다. 그 이유는 국제펜싱연멩(FIF) 규정에는 경기가 끝나고 두 선수가 악수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 규정 때문이다. ‘올라 하를란’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 여자 사브르 개인전 64강전에서 15-7로 승리한 후 상대 선수와 악수를 거부했다. ‘올라 하를란’의 상대는 러시아 선수인 ‘스미로노바’였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니아를 침공해 지금까지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올라 하를란’은 조국이 전쟁 피해로 인해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러시아 선수와 악수를 나눌 수 없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FIF의 실격 처리에 크게 반발하면서도 옳은 선택을 했으며 메달보다 조국과 가족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올라 하를란’의 선택은 금메달 보다 더 값진 것이다. 어느 민족이나 침략을 당한 나라가 적과 싸우는 처지에서 일말의 적개심도 없다면 그 전쟁은 패할 수 밖에 없다. 우크라니아 국민이 ‘올라 하를란’처럼 복수심으로 무장돼 있다면 우크라니아는 반드시 승리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의 도발로 수 많은 인명과 물자 피해를 입었지만 당한 만큼 북한에 복수를 한 적이 없었다. 지금도 북한의 빈번한 도발은 우리가 복수를 하지 않아 앗잡아 보기 때문이다. 복수의 한 사례를 보자.

 

오(吳)나라 왕 광(光)은 이름을 합려(闔閭)라 했는데 오자서는 합려의 중요한 신하가 되어 상경(上卿)이라는 높은 벼슬에 올랐다. 합려는 군사력 증강에 관심을 기울렸다. 마침 손무(孫武, 孫子)라는 제나라 사람이 지은 병법 13편이 그의 손에 들어 왔다. 병법을 읽어본 합려는 몹시 감동하여 손무를 장수로 임명했다. 오자서가 손무와 함께 50만 군사를 거느리고 초(楚)나라 군사를 격파하고 초나라 수도를 깨뜨려 가슴에 맺힌 원한을 푼 것은 기원전 506년, 복수를 결심하고 망명한지 17년이 지난뒤였다. 오나라 군사는 북쪽으로 진격하여 제나라와 진나라를 위협하고 나라가 크게 강대해졌다. 칼로 흥한자는 칼로 망한다고 했던가?

 

강대한 초나라를 무찌른 합려는 어이없게도 작은 월나라와 싸우다가 죽었다. 오(吳)와 월(越)의 백성들은 원래 대대로 사이가 나빠 오월(吳越)은 바로 원수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월나라 왕 윤상(允常)이 죽자 오나라 왕 합려는 월나라를 만만하게 보고 쳐들어 갔다. 하지만 윤상의 아들 새 월나라 왕 구천(句踐)이 고소(㑬蘇) 땅에서 오나라 군사를 격파해 버렸다. 몸을 다치고 7리나 물러선 오왕 합려는 상처가 깊어 죽게 되자 태자 부차(夫差)를 불렀다. “네 아버지를 죽인 원수 월나라 구천을 잊었느냐?” “감이 잊지 못하겠습니다?” 부차는 왕에 오르자 복수의 칼을 갈았다. 그리고 3년후 회계에서 벌어진 오나라와 월나라 대전에서 월나라는 참패했다. 오나라의 속국으로 간신이 나라를 지킨 월나라 왕 구천은 날마다 딱딱한 땔나무 위에 누워자고 늘 쓸개를 핥으면서 자신에게 물었다. “너 회개의 수치를 잊었느냐?” 땔나무 신(薪)에 눕고 쓸개(膽)맛을 본다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은 여기에서 생겨난 말이다.

 

날마다 복수의 칼을 갈아 온 월왕 구천은 나라안의 미녀들을 쓸어 모으면서 미녀 서시(西施)를 오나라로 대려가자 여색에 빠져 있던 오나라 부차는 무척 좋아했다. 그러다가 월나라에 흉년이 들어 오나라의 도움을 받은 이듬해 월나라에서는 탱탱한 알곡으로 갚았다. 오왕 부차는 그 곡식들을 백성들에게 씨앗으로 쓰게 했지만 하나도 싹이 나지 않았다. 미리 솥에 쪄서 보낸 것이었던 것이다. 농사를 망친 오나라는 국력이 줄었고 백성들의 원망이 높았다. 게다가 오왕 부차는 노나라, 제나라를 치는 바람에 군사들이 지쳐 있었다. 복수의 칼을 간지 4년이 지나자 월나라 구천은 오나라를 총 공격했다. 2년이나 계속된 전쟁에서 오나라는 완전히 패망했다. 우크라이나가무기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전쟁이 장기화 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외신 보도를 보면 우크라니아가 러시아에게 빼앗긴 영토를 절반 가량 되찾았다고 한다. 크림반도까지 되찾는다는 결의에 차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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