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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희망이 필요한 미국의 범죄 도시, 볼티모어

글 -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영어영문학전공 4학년 권원희

 미국 드라마 <와이어>는 볼티모어에서 마약 밀거래, 범죄를 일으키는 조직과 그들을 검거하려는 경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거대 마약 조직은 두목인 에이본 박스데일을 필두로 마약을 비롯한 범죄를 저지른다. 경찰은 특별 전담팀을 결성해 검거를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밀거래하는 그들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와이어>의 작품 배경인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마약 청정국인 한국과는 반대로 볼티모어는 마약 거래가 활발하고 중독된 사람들도 상당했다. 마약뿐만 아니라 ‘미국 살인의 수도’라고 불릴 만큼 범죄율도 높다. 1977년 이후 범죄 발생 수치가 가장 낮은 해가 2011년이었음에도 197건으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심지어 2015년에 기록된 살인사건은 약 344건으로 최고 수치를 넘기도 했다. 물론 도시 전체가 무법천지인 것이 아니라 <와이어>의 배경인 서부지역이 유독 마약, 범죄율이 높다. 그렇다면 왜 볼티모어 서부는 마약과 범죄에 심각하게 노출된 것일까?

 

 볼티모어의 마약과 범죄는 빈곤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볼티모어의 빈곤율은 심각한 수준으로, 인구의 20% 이상이 빈곤층이다. 거주민의 1/5이 빈곤층으로 집계된다는 것으로, 빈부격차가 심한 미국 전체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도 빈곤 문제가 심각한 축에 속한다. 특히 예전에는 동부지역의 치안이 좋지 않았으나 집값과 물가 상승으로 빈민가 주민들이 서부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서부지역의 빈곤과 치안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처럼 볼티모어 서부에서 마약과 범죄의 폭발적인 증가는 총기 구매가 비교적 쉽고 마약이 넘쳐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빈곤의 악순환이다. <와이어>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낙후된 도심과 사회 양극화로 인해 생기는 빈곤과 인종 문제는 거주민들이 범죄에 쉽게 노출되게 한다. 빈곤과 범죄가 지속되면서 지역을 벗어나는 사람이 늘어나 빈집이 생겨나고 이는 마약 중독자와 범죄자의 은신처가 되기도 한다. 한 매체에서는 “서부 볼티모어 사람들은 활기를 잃었고 할 일 없는 청년들은 서로를 살해하며 어린아이들은 나쁜 것을 일찍 배운다”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낙후된 도시를 그대로 방치하면 거주민들은 안정된 삶을 살 수 없고 아이와 청소년들은 범죄에 노출된 사회에 악영향을 미쳐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걷게 된다. 결국 빈곤이 지속될수록 마약과 범죄도 악순환처럼 계속되는 것이다.

 

 마약과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빈곤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볼티모어시 관계자뿐만 아니라 메릴랜드 주 전체의 정치인들과 지역사회 모두가 볼티모어 빈민가의 경제 회복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빈민가와 거주민에게 경제적 지원과 교육을 비롯한 제반 지원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켜 빈곤을 극복한다면 마약, 범죄가 점차 줄어들 것이다. 빈곤을 없애는 것 외에도 마약, 범죄를 줄이기 위해 단속을 더 강화해야 한다. 총기 구매가 손쉽게 이루어질 수 없도록 해야 하고 <와이어>처럼 거대 마약 조직을 검거하려는 경찰은 마약 유통 수법과 마약에 관한 은어를 알아두어 재빠르게 검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가와 정부는 다른 나라와 전 세계로 마약이 밀반입과 수출이 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법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여전히 볼티모어 서부는 마약과 범죄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문제가 지속되지 않도록 힘써 후 세대에게는 과거와 다르게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희망적인 볼티모어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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