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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싸움하는 산(山)

 

 

 

칼럼

 

 

                              싸움하는 산(山)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서양 속담에 ‘Life is a paassing shadow’란 말이 있다. 이와 비슷한 말로 ‘Life is brief, and death is sure’란 말도 있다. 전자는 ‘인생은 지나가는 그림자와 같다’는 뜻이고 후자는 ‘인생은 짧고 죽음은 당연한 것이다’란 뜻이다. 그런데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수 백년이나 살 것 같은 모습이다. 빈자는 생존을 위해서는 그렇다 하더라도 부자는 더 많이 가질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면 씁쓸한 마음뿐이다. 일본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이런 내용이 있다. 제목은 ‘겐카시다 야마’이다. ‘싸움 하는 산(山)’이란 뜻이다. 숲이 우거진 아름다운 두 개의 산이 나란히 서 있었다. 누가 키가 더 큰지 언제나 키재기를 하고는 싸움만 하고 있었다. “싸움 그만 해” 해님이 말했다. 달님도 말했다. “싸움은 그만 두어라. 그렇지 않으면 숲의 동물들은 안심하고 살 수 없으니까” 하지만 두 산은 밤낮없이 싸움만 했다. 작은 새들도 싸움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지만 두 산은 계속 싸움을 했다.

 

 

어느 날이었다. 양쪽의 산이 서로 질세라 ‘확’ 불을 내뿜었다. 숲을 이룬 많은 녹색나무가 눈 깜짝할 사이에 불에 휩싸였다. 작은 새들이 제 각기 날아다니며 호소했다. “해님, 빨리 구름을 불러 비를 내리게 해 주세요, 저희들도 부르러 갈 테니까요.” 해님은 구름을 불렀다. 먹구름이 영차영차 하고 모여 계속해서 비를 뿌렸다. 그러나 비를 뿌렸을 때는 이미 두 산의 숲은 타버리고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았다. 아름답게 우거진 숲은 사라지고, 벌거숭이 빈둥산이 된 두 산은 서로 풀이 죽은 얼굴로 바라보았다. 작은 새들도 동물들도 떠나고 없었다. 그제야 두 산은 자신들의 싸움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깨달았다. 서로 싸운 것을 후회했다. 이 동화에 두 개의 산은 여당과 야당, 작은 새(동물)들은 민심이라고 생각해 보자.

 

 

여당은 윤석렬 정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싸워야 하고 야당은 ‘검수완박’ ‘윤대통령 탄핵’ ‘운동권 특혜’ 등 국민이 바라지도 않는 싸움거리를 만들어 윤석렬 정부의 발목을 잡을려고 싸움하는 모양새다. 이런 야당의 책략은 국회의원 수가 여당보다 많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4.15 총선의 선거 무효소송을 보면 200여 건이 1년이 넘게 사법부가 진행해 주지 않고 있다. 국민이 총선 때에 부정투표가 있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여당은 총선 무효소송을 조속히 진행하도록 재판부에 촉구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지 않고 영원히 살 것처럼 더 많은 것을 가질려고 온갖 삿된 짓을 하면서 발버둥을 친다. 그러나 육신이 쇠하고 노하면 세포조직의 성장이 둔화되어 마침내 죽게 된다. 이 세상 초목들은 그들의 잎에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쇠한 것을 알고 다음의 새로운 씨앗을 위해서 보호망을 쳐주고 스스로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자애로운 모습과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그들 나무 잎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떨어지지 않을려고 몸부림치는 것이 있던가. 자연의 모든 것들은 때가 되면 떨어져 죽는 것을 순리로 알고 따를 뿐이며 떨어지면 또 썩어 다음 씨앗의 밑거름이 되어주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세년년 보내 주고 있건만 인간들은 이를 외면해 버리고 있지 않는가. 삶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때, 의식이 깨어 있을 때, 사물을 지켜볼 때,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일 때만 가능하다. 사랑은 모든 사람과의 사이에 장벽이 없을 때,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관찰하되 비판하지 않을 때, 강 위에 뜬 배를 그저 바라보면서 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을 때만 우리의 가슴에 싹튼다. 금전이든 권력이든 탐욕에는 사랑이 싹트지 않는다. 정치에서 정당끼리의 싸움도 당리당략보다 국민의 민복을 위한 올바른 정책으로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치중해야 한다.「이기는 것에 급급하여 패배했을 때를 잊어서는 안된다(無急勝而急敗)」순자(荀子)의 ‘의병편’에 나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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