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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權禹相) 칼럼 = 國家의 富,통치자 검약 자세와 관계

 

 

칼럼

 

 

國家의 富, 통치자 검약 자세와 관계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올리고, 법 개정을 통해 법정 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을 때 지역의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체 등에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영세자영업자 측에서는 이런 방법은 일자리를 더욱 감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저임금이란 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고용주에게 법률상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시간당 최저한도의 급여를 말한다. 특히 양극화 현상으로 소상인들은 장사가 잘 안돼 먹고 살기가 힘든데다가 코로나까지 휘몰아쳐 폐업하는 소상인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급속한 인건비 상승은 영세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 때문에 장사도 부진한데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에게 1시간에 1만원을 줘야 한다면 고용할 수 없다고 하소연 한다. 대기업처럼 돈을 벌어 쌓아 놓고 있는 것도 아닌 중소기업체, 영세자영업자에게도 시급을 1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은 중소기업체, 영세자영업자의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다. 물론 피고용자 입장에서는 좋겠지만 고용주 입장에서는 인력을 줄이는 등 특단의 생존 방법을 강구하는 입장이다. 현재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80% 이상이 종업원 30인 이하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래서 편의점, 음식점, 커피점 등과 같은 영세자영업자가 많아 서민 생계에는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이런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중소업체나 영세자영업체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이는 국가의 전체 고용을 감소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1시간에 1만원을 벌기 어려운 소형마트, 편의점, 치킨점 등에서는 시급 1만원이면 아르바이트생 월급이 업주 수입보다 많아지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 결국 업주는 아르바이트생 대신 가족을 동원할 수 밖에 없고 실제로 가족을 동원하는 업체도 적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많은 돈을 투자하여 자영업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다는 말도 나온다. 문제는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추가 부담 역시 대상 근로자의 약 80%가 근무하는 중소업체와 자영 영세업체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이처럼 파급력이 큰 노동정책을 해당 업계의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모르겠다. 지난해 한 보도에 따르면 '일자리 100일 계획'은 경총, 대한상의, 중기중앙회 같은 기업계와의 협의가 한 차례도 없이 수립됐다고 하면서 대통령이 경총의 '반성'을 촉구한 이후 기업계는 침묵으로 정부와의 대화는 단절된 상태라고 한다. 최저임금이 일단 결정되면 근로자가 1명 이상인 모든 사업장, 정규직, 비정규직, 외국인, 아르바이트까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면 모두 적용을 받는다. 결국 근로자의 80%의 생계를 짊어진 중소기업체, 영세자영업자에게는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의 경제 성장은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여건에서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체, 영세자영업자가 얼마나 생존을 유지해 나갈지 궁금하다. 더군다나 향후 경제가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어 중소기업체,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한 국가의 부(富)는 그 국가를 통치하는 지도자의 검약하는 자세와 관계가 있다.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다. 포드 전 대통령은 당시 조선호텔에 묶었는데 그때 호텔 세탁부에서 포드 대통령의 옷을 다림질 했던 사람들이 그의 옷을 보고 크게 놀랐다. 미국 대통령의 양복 바지에 구멍이 나 있었고, 웃옷은 안감의 실이 터져 있었던 것이다. 호텔 세탁부가 그냥 다림질을 할 수가 없어서 꿰맨 뒤에 다림질을 했는데 부유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토록 검소했던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그 어떤 제도나 장치도 인간의 삶을 온전히 지켜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양극화의 깊은 골과 그 짙은 그늘을 치워내고 개인적으로는 존엄을 지키면서 삶을 향유할 수 있기 위해 가장 확보한 방책은 검약하는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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