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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연작소설 - 천지인명(天地人命) 제6부 설흔 세번째 (33)




권우상(權禹相) 연작소설 제6부 설흔 세 번째회 (33)

 

. . .

 

 

갑자기 전하라고 하니 김경신은 어리둥절하다 못해 당혹스러웠다. 김경신은

아니 이게 무슨 희기한 짓이오. 나보고 전하라니... 지금 큰일 날 소릴 하는구려... 임금이 어젓히 계시는데 이 사람보고 전하라니 무슨 그런 망말을 하시오

하고 김경신은 역술인 박규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역술인 박규는 김경신 앞에 무릎을 조아리고 앉아

임금이 계신다 하오나 임금 구실을 못한다면 어찌 임금이라 하오이까.. 이 사주명국은 임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제왕 사주임에 틀림 없사옵니다. 만일 소인의 말이 거짓이라면 소인의 목을 내놓겠사옵니다

김경신은 놀라 어리둥절하여

임금이라니 당치도 않는 소리요...”

( 이 자가 목을 내놓겠다고 하는 걸 보니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구나 )

김경신은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박규는

사주명국으로 보아 한 나라를 이끌어갈 제왕 사주임이 분명하옵니다...”

제왕 사주가 내 어찌 벼슬도 하지 못하고 집에서 한가하게 놀고만 있단 말이오. 그런 헛된 소리 두번 다시 하지 마시오.. 사주를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본 것이오. 잘못 봤단 말이오...”

김경신은 약간 노기를 띈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박규는 당당하게

전하 ! 소인을 속이지 마시옵소서. 전하는 분명히 진골 출신의 왕족이 아니시옵니까..... 솔직히 말씀하시옵소서..... 아니라면 아니라고 말이옵니다.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추명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사옵니다.. 만일 소인이 잘못 보았다면 제 목을 거두어 가시옵소서.... ”

허허 이거야 원... ”

분명히 소인을 속이고 있사옵니다 혹시 이벌찬(伊伐湌) 벼슬을 지내신 김경신 대감 나으리가 아니시옵니까 ? ”

이쯤되면 더 이상 속여서 무얼하겠는가 싶어 김경신은

내가 졌소이다. 사실 나는 이벌찬 벼슬을 지낸 김경신이오... 김봉석이라고 한 것은 거짓이었오... 사주쟁이가 뭘 알겠나 싶어 당신을 얏잡아 본 내가 잘못했오... 참으로 잘 알아내는구만... 그건 그렇구 어서 해몽을 해보시오.”

... 해몽을 드리겠사옵니다. 사모를 벗은 것은 더 이상 높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옵고 갓을 쓴 것은 면류관을 쓸 징조이오며 열 두 줄 거문고를 안은 것은 열 두 대손까지 왕위를 이어 갈 징조이옵고 우물로 들어간 것은 대궐로 들어갈 징조이옵니다. 이 꿈은 사주명국과도 일치하고 있사옵니다. 분명히 임금이 되실 것이옵니다... 이런 사주팔자를 타고 났다는 것은 진골 출신의 귀족이나 왕족이 아니면 불가능하옵니다... ”

그러자 김경신이 말하기를

" 나보다 위인 상대등 김주원 대감이 있는데 그가 왕위에 오를 것이 자명하지 않소 ? “

하자 역술인 박규는

상대등이든 이벌찬이든 벼슬이 높고 낮음이 무슨 상관이옵고 또 앞에 있던 뒤에 있던 서열이 무슨 상관이옵니까. 임금은 하늘이 만들어 주는 것이오니 벼슬이 높고 낮음이나 서열에 너무 마음 가지시지 마시옵고 주변만 튼튼하게 하시옵소서...”

주변이라니....”

만약에 말씀드리는 것이옵니다. 사주명국으로 보아 그런 일이 있을 것으로 보아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사람의 운명에는 어쩔 수 없이 피하지 못하고 당해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라 미리 방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소인이 말씀드린 주변을 튼튼하게 하라고 한 것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김주원의 반역을 경계하시란 말씀이옵니다...”

반역이라... . 무슨 말인지 알듯하오.. ”

만일 김주원 대감이 임금자리에 오르지 못하면 그냥 있지 않을 것은 자명하지 않사옵니까.. ”

전하에게는 자식이 없으니 서열로 보면 김주원이가 마땅히 임금자리에 올라야 하니 그렇겠지

그러니 그걸 미리 경계하시란 말씀이옵니다

알겠오. 내 깊이 명심하리다

임금이 되는 것은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주는 천운을 타고 나야 하옵니다. 그래서 임금을 하늘이 낳은 아들이라고 해서 천자(天子)라고 하지 않사옵니까. 더구나 서열로 보면 김주원 대감의 바로 아래이니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니옵니까. 그까짓 종이 한 장 차이는 운만 있으면 언제든지 뒤집어 놓을 수가 있사옵니다.. 그러니 서열에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전하 ! "

" 아직은 전하라는 말은 하지 마시오. 잘못하다간 당신과 나는 살아남지 못하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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