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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칼럼 - 민주사회에서 군중의 심리

 

 

 

 

칼럼

 

 

                    민주사회에서 군중의 심리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백성을 사랑하는 데서 벗어나지 않는데, 한번 당론(黨論)이 갈린 뒤로 조정에서는 오직 언의(言議)의 가부(可否)만을 일로 간주하고 백성의 근심과 나라의 계책은 우선 한쪽에 놓아두고 있으니, 이 어찌 나라를 위해 깊이 생각하는 도리겠는가. 사대부가 조정에 서서 임금을 섬기면서 백성과 만물을 사랑하는 데 뜻을 두었다면 이와 같아서는 안 될 것이다. (爲國之務. 無出愛民. 而一自黨論歧異之後. 朝廷之上. 惟以言議可否. 看作事業. 而民憂國計. 且置一邊. 是豈體國之道哉. 士大夫立朝事君. 有志於仁民愛物. 不應如此.)” 정조이산어록에 나오는 말이다 인류의 역사로 보면 인간이 언제부터 정치를 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씨족사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다. 씨족사회란 혈연관계인데 같은 친척들이 모여 사는 소규모 공동체를 뜻한다. 이런 여러 씨족사회가 모여 국가형태의 부족사회로 진일보 되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뭉친 이 부족국가의 통치가 바로 정치의 시작일 것이다. 여기서 제일 강력한 사람을 부족장으로 앉히는데 이 부족장은 후에 군장국가에서 군장에 오르게 된다. 이것을 국가기원으로 정치의 시작으로 보는 학설이 유력하다.

 

 

근대사회에 들어서면서 민중계급은 정치생활의 중요한 세력권으로 형성되었다. 불과 19세기에만 하더라도 유럽 국가들은 절대 군주의 정책과 전통적 신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민중의 의견은 청취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북한과 같은 일부 독재국가를 제외한 민주사회의 민중은 새로운 지배계층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개인들의 집단으로서의 군중, 이들이 갖는 심리적 특성은 무엇이며, 그들 행동의 주된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군중심리의 특징적인 요소는 익명성, 무책임성, 전파성, 피암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군중은 다수의 힘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게 되며, 민중의 무리속에서 개인의 익명성에 의존하여 무책임하기 쉽고 한 개인의 행동이 쉽게 전파되는 경향을 가지며, 군중을 이끄는 지도자의 암시에 무조건 복종하는 피암시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군중시위는 환경에 따라 개인시위 보다 더 나을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군중이 받은 암시성의 성격에 달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군중은 충동적이거나 극단적 감정에 쉽게 휩싸이며, 폭력적인 양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절제된 자제심과 자기희생, 헌신, 공평 같은 매우 숭고한 도덕심을 보이기도 한다. 군중은 가끔 범죄적이기도 하나 때로는 영웅적인 양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같은 군중의 의견과 신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무엇인가? 보통 군중들의 생각은 이성적 사고 능력에 지배되기 보다는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사고(思考)에 지배되며, 고도의 상상력과 다소 종교적이라고 할 만큼 맹목적인 신념이 일순간에 형성된다. 이러한 군중의 신념 형성에 영향을 비치는 요인은 크게 간접적 요인과 직접적인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간접적 요인은 군중으로 하여금 어떤 신념은 받아 들이게 하고, 다른 신념은 절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정치적, 사회적 제도 등이 이에 해당된다. 직접적인 요인은 다소 추상적인 심상이나 문구(文句), 예를 들면 민주주의, 평등, 자유 등과 같은 용어이며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 환상이나 경험들이다. 군중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무의식적인 암시에 의해 직접적인 행동을 표출시키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등장하는 민중들의 주장은 매우 다양하다. 상품광고(옥시)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는 물론 정부의 정책(사드)에까지 개입한다. 그러나 북한과 대치한 상황에서 안보정책의 반대는 국가존립을 위협한다. 따라서

군중의 신념은 합리성 문제를 떠나 오로지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양상으로 확산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민주사회의 특징은 다양한 군중시위의 형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SNS를 통해 갑자기 거리에 모인 이질적인 익명의 군중시위가 있는가 하면 이념이 같은 사람이 모인 군중시위, 국가정책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군중시위도 있다. 현대 문명은 군중들의 신념과 움직임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따라 민주주의의 진보와 후퇴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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