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제9부 육십 아홉 번째회 (69)
나를 살려준 남자
이어서 나는 접속곡으로 <반딧불 사랑> <거문고 사랑> <목계나루>에 이어 <고행가는 길>을 불렀다. 노래에 맞추어 무용수들이 춤을 추었다.
내 고향 가는 길 뜨거운 남도길
저편 뚝 위로 기차는 가고
노중에 만난 사람 날 보더니만
나 걸어 내려온 길 되걸어가네
에라! 낯선 꽃 화사하게 피어 있건만
칡뿌리 여기저기 널리어 있어
화사한 꽃들일랑 뽑아 버리고
칡뿌리 질겅질겅 씹어나 뱉어보세
내 고향 가는 길 매서운 북녘길
찬바람 마른 가지에 윙윙거리고
길가에 푹 패인 구덩이 속엔
낙엽이 엉긴 채 살얼음 얼었네
에라! 눈보라 내 눈 위에 녹아 흐르니
내 더운 가슴에 안아 볼거나
뿌리채 뽑혀버린 나무등걸에
내 더운 눈물 뿌려 잎이나 내어보세
노래가 끝나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오자 무대는 서서히 암전되었다가 다시 밝아지자 나는 무대에 등장하여 노래를 부르자 무용수들도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노래는 <먼서 오신 손님>이다.
오~랜만에 오셨읍니다 ~ 오~ 랜만에 만났읍니다 ~
그렇게 기다려도 오지않던님인데~ 꿈속에서
그린님인데~~ 어이하라고~ 어이하라고~
나는나는 어이하라고~~ 대답해주~세요~
말좀하세요~ 무~어라고 말하리까
무어라고 말하리까~ 먼~데서 오신손님~~
오~랜만에 오셨읍니다 ~ 오~ 랜만에 만났읍니다 ~
이렇게 애타도록 기다리던님인데~ 마음속에
그린님인데~~ 어이하라고~ 어이하라고~
이제와서 어이하라고~~ 대답해주~세요~
말좀하세요~ 무~어라고 부르리까
무어라고 부르리까~ 먼~데서 오신손님~~
이어서 접속곡으로 <사는 동안> <처녀농군> <백갈매기>가 끝났다
내가 퇴장하자 사회자가 말했다.
“얼마전 우리 가요계에서 슬픈일이 생겼습니다. 가수 최숙자씨가 위암으로 3년을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이번에는 고인이 불렀던 <눈물의 연평도>와 <강화도령>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반주 시작되면서 나는 무대에 나와 <눈물의 연평도> 노래를 불렀다. 무용수도 춤을 추웠다.
조기를 담뿍 잡아 기폭을 올리고
온다던 그 배는 어이하여 아니오나
수평선 바라보며 그 이름 부르면
갈매기도 우는구나 눈물의 연평도
태풍이 원수더라 한 많은 사라호
황천 간 그 얼굴 언제 다시 바라보리
해 저문 백사장에 그 모습 그리면
등대불마만 깜박이네 눈물의 연평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