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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제2부 여섯 번째회 <6>

 

 

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제2부 여섯 번째회 <6>

 

 

    나를 살려준 남자

 

 

                           제2

 

 

 

나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막 끝내고 얼굴에 화장을 하느라 안방의 경대 앞에 앉아 내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오늘따라 내 얼굴은 더욱 예쁘게 보였다. 45살의 나이었지만 돈을 잘 버는 남자와 결혼하여 마음이 편해선지 얼굴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면서 한층 더 아름답게 보였다. 그래서 아파트 주민들은 나를 보면 지나 가다가도 한번 더 나를 힐끔 쳐다보곤 했다. 특히 남자들이 그랬다. 이 정도라면 나는 세 번째 결혼한 지금이 남편에게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나도 이런 날이 있었나 싶었다.

 

 

며칠전 아파트 단지 내에서 미장원을 경영하는 황선엽이 와서 한 말이 환청처럼 문득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황선엽은 나와 동갑인데 여고(女高)를 졸업하고 학원에서 미용기술을 배워 지금은 미용실 <미스황 헤어숖>을 경영하는 어젓한 사장이다. 미용기술이 남달리 뛰어나 머리를 하는 여자들이 벌떼처럼 모여 들어 돈도 꽤 벌었다.

 

 

나는 박중배와 결혼해서 이 아파트 단지에 온 후 파마를 할려고 자주 <미스황 헤어숖>을 찾다가 황선업과 다정한 친구가 되었는데 그녀는 미용실로 돈버는 것만으로는 마음에 흡족하지 못해 이따금 다른 일에도 손을 대고 있었다. 말하자면 돈을 벌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돈벌레였다. 내가 박중배와 세 번째로 결혼하던 해에 황선엽도 재혼을 했다. 우연의 일치로 나와 그녀는 같은 해에 재혼을 한 것이다.

 

 

내 남편 박중배는 속된 말로 뱃놈이다. 그래서 그런지 뱃장 또한 두두룩했다. 그런 뱃장으로 파나마 국적의 8만톤급 대형화물선 선장이 되었는데 나와 결혼하기 위해 한 달 동안 휴가를 얻어 집에 머물다가 다시 배를 타기 위해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바다는 꿈과 멋진 낭만 있어 좋아. 그래서 나는 바다가 좋아서 뱃놈이 된거야. 육지에서 답답한 마음도 바다에 나가면 확 터여! 그게 나는 좋아. 사람 사는 맛이 나지.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직업이 있고, 꿈이 있고 낭만이 있는 거야. 당신은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지. 그러니 노래방이든 어디든 가서 부르고 싶은 노래를 싫컨 불러봐. 내가 이번에 외국에 갔다가 귀국하면 콘스트라도 한번 크게 열어서 가수로 키워 줄게. 비용은 한 2억 정도면 되지 않아 싶어....

 

 

.......그 대신 한 가지 약속을 지켜줘야 해.. 아이들에게 구박을 주지말고 친자식처럼 잘 좀 돌봐 줘. 대부분 계모라고 하면 전처 자식을 학대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 뉴스를 보니 울산에서 계모가 전처 자식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고, 서울에서는 계모가 4살짜리 여자 아이를 목 졸라 살해한 사건도 있었자나.....

 

 

.......내가 당신과 결혼하기 전에 아이들을 봐서라도 혼자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직업이 외항선 선장이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장기간 아이들을 돌볼 수도 없고 해서 아이들을 돌봐줄 가정부를 둘까 생각했는데 막상 당신을 보니 생각이 바뀌어 결혼한 거야.. 그러니 친엄마와 다름없이 아이들을 잘 좀 볼봐 줘.. 그렇게 해 준다면 나도 그 은혜는 결코 잊지 않을 거야...”

 

 

염려하지 마세요. 친자식이나 다름없이 키울게요. 당신 말처럼 귀국하면 콘스트는 열어 주사는 거죠?.”

 

 

. 꼭 열어줄게. 부부란 늘 함께 같이 살아야 사는 건데.. 직업이 뱃놈이다 보니 같이 있지 못하고 떨어져 살 수 밖에 없어 미안해......나도 몇 년만 더 고생하고 육지에서 하는 일을 할 거야. 혼자 외롭더라도 참고 조금만 견디어 줘... 물질적으로는 고생을 안 시킬테니까 외로운 것만은 참아줘.. 그리고 외롭거던 노래방이나 어디에 가서 노래로 외로움을 달래면서 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참고 지내주기 바래... 그것이 내 부탁이야. 혼자 있게 해서 미안해.”

미안하긴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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