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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연재소설 -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 제1부 7회분

 

 

권우상 연재소설 제17회분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

 

 

 

그러자 모훈이는 발끈하면서

영철이는 이제 내 친구가 아니야.”

하자 모훈이 어머니는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모훈이는 영철이가 나를 바라보는 눈이 공정하지 못하고 한 쪽으로 삐뚤어진 생각 즉 편견으로 나를 본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모훈이도 마찬가지지만 모훈이 아버지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모훈이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제 그 얘기는 그만 하고 음식을 먹자고 하면서 케익을 식탁에 올려 놓고 촛불에 불을 붙였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박수를 치면서

생일 축하 합니다

하면서 노래를 부르며 모훈이 생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나는 준비해 간 선물을 모훈이 앞에 내 놓으면서 생일을 축하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숙아 고맙다!”

모훈이는 선물상자를 뜯었습니다. 순수건과 하얀 안경이 나오자 모훈이와 모훈이 어머니는 뜻밖이란 표정이었지만 모훈이 어머니는 금방 그 뜻을 알아 내었습니다. 모훈이 어머니는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하얀 안경은 세상을 밝은 눈으로 보란 뜻이고 손수건은 사람이 살다보면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는데 슬프다고 해서 울지 말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참으란 뜻이구나. 그렇지 인숙아?”

 

 

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손수건과 안경의 뜻을 담은 선물을 하다니 참으로 대견스럽다고 하면서 나를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그날 모훈이는 나를 데리고 자기 방으로 갔습니다. 방에는 피아노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아노가 놓인 옆 쪽 벽에는 예수님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는데 십자가에 매달려 있어도 무척 평온하게 보였습니다.내가 모훈이에게 하나님을 믿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선지 집안에는 따뜻함과 정겨움과 평화로움이 묻어 있었습니다.

 

 

모훈이는 나를 피아노 옆에 앉으라고 하면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모훈이가 치는 곡은 따오기 였습니다. 나는 피아노 음율이 마음에 와 닿아 다시 한 번 피아노를 쳐보라고 하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 노래는 내가 초등학고 일학년 때 음악시간에 배운 노래였습니다. 모훈이는 나에게 다시 들어 보라고 하였습니다. 피아노 음율이 방안에 가득 울려 퍼졌습니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신곳이 어디메이뇨

내어머니 가신나라 해돋이 나라

잡힐듯이 잡힐듯이 잡히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새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아버지 가신나라 해돋이 나라

 

피아노 연주가 끝나자 모훈이는 피아노 건반위에 머리를 숙이고 울었습니다. 갑작스런 모훈이의 모습에 나는 당황하면서 모훈이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습니다.

모훈아! 왜 그래?”

모훈이는 얼굴을 들며 말했습니다.

이 노래는 우리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던 노래야. 우리 아버지는 이 노래를 초등학교 시절에 그리도 많이 불렀다고 했어. 하모니카를 배우고 나서도 많이 불었다고 했어. 우리 아버지가 무슨 사연으로 이 노래를 좋아하셨는지는 모르지만 나도 이 노래가 좋아.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르면 아버지가 생각이 나거던.”

 

 

나는 그제야 모훈이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울었구나 싶었습니다. 모훈이 어머니가 방에 들어 오시자. 모훈이는 조금전에 울었던 흔적을 보이지 않겠다는 듯이 밝은 얼굴이었지만 모훈이 어머니는 벌써 알아차리고 모훈이의 눈물 자국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며 말했습니다.

네 아버지가 즐겨 불렀던 따오기 노래는 이젠 멀리 간 노래다. 요금 아이들은 그런 노래를 좋아하지도 않고 부르지도 않아.. 명랑한 노래를 불러 보자.”

모훈이 어머니는 모훈이를 일으켜 세우곤 그 자리에 앉더니 말했습니다

너희들 은하수 노래 다 알지. 우리 다같이 은하수를 불어 보자.”

 

 

모훈이 어머니는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나와 모훈이는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습니다.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나라로

구름다리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서쪽나라 등대간다 길을 찾아라

 

 

나와 모훈이는 노래를 부르고 나서 함께 손벽을 쳤습니다. 모훈이 어머니도 노래를 잘 불렀다고 칭찬을 해 주고 나서 말했습니다.

서쪽 나라는 우리 사회가 자유롭고 평화스럽게 가고 반짝반짝 비치는 등대란 꿈과 희망을 가지라는 뜻이란다.”

그러면서 우리 나라에는 지난날 어두운 군사독재 정치의 그늘에 희생된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하면서 나에게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였습니다. 모훈이 어머니의 말에 나는 가슴 뭉클한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슬프하거나 실망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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