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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아까시 나무 무분별 번식 막자

칼럼

 

 

                               아까시 나무 무분별 번식 막자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신록의 계절을 맞았다. 역리학상 목왕절(木旺節)이라 하여 나무의 기세가 왕성한 계절이다. 나무처럼 인간의 질서를 풍성하게 채워주는 자연도 없다. ‘헤르만 헤세는 의연한 자태의 나무가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는 삶의 근본원칙을 가르쳐 준다고 갈파했다. 뿐만 아니라 나무는 인간의 정신을 지켜주는 믿음의 든든한 백그라운드이다. 국가의 위기가 닥쳐 국민들의 근심 걱정이 가득할 때면 몇몇 장수목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풍문도 헛소문으로 넘기기에는 예사롭지가 않다. 나무는 푸르름의 상징이면서 온갖 산업에 최고의 경제적 재화(財貨)이다. 합판, 펄프 뿐만 아니라 톱밥도 탈취, 흡착제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으며, 나무의 종류마다 사용되는 곳도 다양하다. 이를테면 떡갈나무에서는 물감을 얻고, 희양목은 도장의 좋은 재료가 되기도 한다.

 

 

또한 피나무는 주방의 도마용으로 제격이고, 오리나무는 여자들의 구두바닥용으로 널리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녹색 저탄소시대에 나무만큼 환영받고 있는 환경소재도 없다. 즉 톱밥에 화학처리를 해서 용액화, 공해가 없는 목재 플라스틱이 상용화 되기도 하는가 하면, 목재 탄소섬유, 목재 스틸로플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또 불에 타지 않는 세라믹 목재와 나무에서 알콜을 뽑아내 자동차의 연료로 활용하는 방법도 실현 단계에 있으니 나무는 그야말로 죽어서도 풍요롭게 제구실을 다 하고 있는 셈이다.

 

 

나무는 인간이 해치지 않으면 오래 산다. 울릉도 도동에 있는 향나무의 추정 나이는 2천살이고, 울산시 웅촌 고연리에 있는 떡갈나무는 2천살 가까운 나이를 가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나무 한 그루가 삼국시대, 고려, 조선의 흥망성쇠를 다 목격하고 이제 21세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산림청이 수종별 표본 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100년 이상된 나무는 893백 그루이다. 그 중 천살 이상의 고령목도 11그루나 되며, 강원도 정선군 사북면에 있는 주목이 18백년, 강원도 삼척의 은행나무는 15백년의 수령을 자랑한다.

 

 

자연의 섭리에만 맡겨 두면 성장의 한계를 거부하는 나무는 그 웅장한 모습에서도 인간의 힘을 압도한다. 울산시에 있는 떡갈나무는 둘레가 무려 10m이고, 경기도 구리시의 은행나무도 16층 빌딩 높이에 해당하는 50m 높이를 자랑한다. 그 오랜 세월, 풍성한 자태로 살아온 나무는 우리 인간에게 꼭 필요한 산소를 배출하고 인간에게 해로운 아황산가스와 이산화질소를 흡수해 주며, 능수버들 한 그루는 년간 15. 4kg의 아황산가스를 흡수해 준다. 이토록 나무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존재이지만 인간은 나무의 고마움을 잊은 채 함부로 베어 버리거나 불에 태워 없애는 등 나무를 없신여기는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나무가 없다면 인간도 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모두 나무의 고마움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흔히 아카시아로 잘못 알고 있는 아까시 나무는 콩과의 낙엽 교목으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다. 한편 아카시아는 열대지방에서 주로 자라며 가을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상록수이다. ‘아까시 나무는 번식력이 강해 사방팔방 땅속을 누비며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주변의 나무들을 고사시키는 경우가 많다. 실뿌리 끝에도 새순이 뾰죽이 돋아나고, 뿌리가 뽑혀 있어도 나무 등걸에서는 새순이 자라나는 등 아까시 나무의 질긴 생명력은 다른 나무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가시가 있고 곧게 자라는 법이 없어 좋은 목재가 되지 못하며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이런 나무가 우리 나라에 뿌리를 내린 것은 일본이 한국을 강점하면서 민족정기와 문화가 담긴 소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내면서 시작됐다. 일제(日帝)는 소나무를 베어 낸 자리에 다른 속성 조림 사업으로 아까시 나무를 심었다. 경제적 가치가 전연 없고 오히려 다른 산림자원의 성장을 방해하는 암()같은 존재인 아까시 나무를 심은 뜻은 우리의 애국지사들을 체포하면서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산에 아까시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이런 일제의 폭정을 생각하면 하루 속히 뽑아내야 하지만 지금 우리의 산과 들은온통 아까시 나무가 뒤덮고 있어 자생식물이 점점 위기에 몰리고 있다. 나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경제성도 없는 나무가 다른 나무의 성장까지 방해한다면 번식을 억제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나무는 소중한 자원이지만 자원에도 적()이 있다. 따라서 무분별한 아까시 나무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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