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맘 속죄하듯’ 기름 닦는 손끝마다 희망의 꽃이 ‘몽실몽실’ 사상 유례없는 기름유출 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서해의 자연보고. 태안반도는 이미 예전의 그 맑고 청명한 모습이 아니었다. 인간의 이기가 빚어낸 죽음의 기름띠는 뻘밭 곳곳에 뿌리 깊게 스며 들어 거뭏한 악취를 풀어놓고 있었다. 맑고 투명했던 서해의 코발트빛 눈망울을 잊지 못해서일까.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서해의 눈물을 닦아 주기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발걸음들이 몰려들고 있으나, 인간의 이기에 굳어질대로 굳어버린 저, 황량한 서해바다의 얼굴은 언제 다시 우리에게 예전의 맑고 환하던 웃음을 다시금 보여줄 수 있을런지. 본지가 지역 최초로 죽음의 바다 서해를 다녀 온 자연사랑연합중앙회(회장 김영일)와 구미자연사랑연합회원(회장 김경모)들의 태안군 신두리 봉사현장에 함께 동행했다. |
연수원측에서 준비해 둔 버스에 오른 이들 희망의 전사들은 미리 준비해둔 장화, 천, 우비 등을 차량에 옮겨 실은 채 태안반도를 향해 차에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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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맑고 청명하던 옛 모습은 찾을 길이 없고 매케한 기름내만이 쓸쓸히 나뒹군다. 준비해간 옷가지와 우비 등을 서둘러 입는 43명의 노란 천사들. |
바위를 들추고, 연신 걸레, 걸레질. 멀리 바라보이는 신두리 해안은 차라리 전체가 희고도 노란 꽃 천지다. |
썰물이 밀려오기 전 한방울의 기름이라도 더 닦겠다는 고집 아닌 고집. 집념이란 어쩜 고집이 엮어 내는 눈물의 결정체. 피곤한 등 뒤로 또 한차례 해풍이 매섭다. |
그 미완의 숙제는 뒷날 또 다른 누군가의 몫으로 남아 새 희망을 잉태한다. |
우리네 얍삽한 속내를 참회하듯, 가라! 가서, 신음하는 저, 순박한 짐승의 가슴팍을 단 한번만이라도 문질러 보자. 문질러 가슴시리도록 껴안아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