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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칼럼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극작가

 

 

19세기 전반의 미국 작가인 ‘리디아 시가니’는 우울한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슬픔은 영혼의 질병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인생은 싫은 일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모든 사물을 가장 긍정적인 면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될지 의심스러운 일이라도 잠재적으로 좋은 일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마음 자체에 강하고 끓임없는 해결 방법을 갖추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우울한 영혼은 불행을 더욱 더 깊게 만들지만 밝은 미소는 폭풍이 온다는 걸 알리는 안개까지도 말끔히 씻어내 주는 것이다. 불쾌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상대를 다루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올바른 방법은 그들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이다. 당신에게는 우울한 사람과 함께 우울해 하거나 그 사람 곁에 붙어 있을 의무가 없다. 잔소리만 늘어 놓는 사람이나 자기에 대한 세상의 대우를 헐뜯는 사람과 함께 있기 보다는 행복한 듯한 얼굴을 한 사람이나 성공하여 인생을 즐기는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과 어울리도록 하라는 설명이다.

 

 

물론 불행한 사람을 위로하거나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특히 당신의 호의가 반복적으로 거절당할 때는 당신을 끌어내릴지도 모르는 사람의 곁을 떠나는 것이 당신의 책임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슬픔의 와중에 있는 사람은 흔히 당신에게 불쾌한 표정을 짓거나 찌푸린 얼굴을 함으로써 주의를 끌려고 한다. 만일 그것에 응해 버리면 당신이 단절하고 싶어하는 습관, 그 자체를 조장하게 될 뿐이다. 이러한 불쾌한 사람들의 주위를 서성거리며 안절부절 못함으로써 당신은 그들에게 그 태도를 계속하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싫은 일이 생기면 즉시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을 애써 내버려 두는 것은 당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그들이 탄식하던 것을 멈추고 일어서서 건설적인 일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당신은 지금의 순간을 더욱 더 자기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다. 우울이라는 허약한 마음의 낙인이 찍힌 사람은 재난과 트집잡기로 일생을 끝마치게 된다. 그들은 즐거운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환희에 찬 미래를 꿈꾸거나 희망을 갖지도 않으며 오히려 최악의 사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완전히 져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자기 고민을 이야기함으로써 즐겁게 헤 주려는 당신들의 노력을 모두 저지해 버린다. 그들은 아무도 자기를 이해 해주지 않는다고 울부짓는 동시에 이해 받는 것을 단호히 거부함으로써 타인을 희생시킨다. 그들은 결코 스스로 즐길 수도 없을 뿐만아니라,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생각도 없다. 여기에 속하는 사람들은 젊어서부터 늙을 때까지 평생동안 이런 자기 파멸적인 마음의 구조를 계속해서 지니고 있다. 당신과 관계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당신이 이 부류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다면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런 당신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난의 길 뿐이다. 어느 시대에나 싫증나는 사람, 어리석은 사람, 이상한 사람, 비굴한 사람, 편견을 가진 사람 등 자신이 매우 싫어하는 종류의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야 할 매우 나쁜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언제나 선(善)과 악(惡)의 딱지를 붙이고 싶어 하는 것은 그것을 충분히 체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단을 내린 후 잊어버리려는 하나의 방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양이는 쥐를 잡기 때문에 나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고양이는 고양이 이외의 것이 되는 방법을 모른다. 나쁘다는 말은 동물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동물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쥐를 잡는 것이므로 당신이 고양이는 쥐를 잡기 때문에 나쁜 것으로 판단해도 무엇 하나 변하지 않는다. 현실에 대해 불가능한 일을 기대함으로써 당신 자신이 희생자가 되는 것을 조장할 뿐이다. 성서에서 사용된 “어리석은 자”라는 말은 정신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라기보다, 일반적으로 이지력을 팽개치고 하느님의 의로운 표준은 무시한 채 도덕적으로 몰지각한 행로를 따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 사람을 가리키는 히브리어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는 케실(‘미련한 자’, 잠 1:22), 에윌(“어리석은 자”, 잠 12:15), 나발(“무분별한 자”, 잠 17:7), 레츠(“비웃는 자”, 잠 13:1) 등이 있다. 그리스어의 경우, 아프론은 “비합리적인 사람”(누 12:20), 아노에토스는 “무분별한” 사람(갈 3:1), 모로스는 ‘어리석은 사람’(마 23:17; 25:2)을 가리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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