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삼국시대 재미있는 짧은 야화 (9)
글 : 권우상
한 노인이 세 아들을 두어 모두 결혼시키고 회갑을 맞이했다. 진수성찬을 차려놓은 상 앞에 앉은 노인에게 세 며느리가 차례로 술잔을 올리며 헌수했다. 먼저 큰 며느리가 술잔을 올리면서 말했다. “아버님은 오래 오래 사셔서 천황씨(天皇氏)가 되소서” 그러자 시아버지가 그 뜻을 물으니 큰 며느리는 옛날 천황씨가 1만8천 세를 살았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 사시라는 뜻으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둘째 며느리가 술잔을 올리며 말했다. “아버님은 지황씨(地皇氏)가 되십시오. 옛날 지황씨도 1만8천 세나 사셨습니다” 라고 말하자 시아버지는 역시 매우 호뭇해 하였다. 이제 막내 며느리가 술잔을 울릴 차례였다. “아버님! 아버님은 부디 남자의 양근(陽根)이 되소서.” 이 말에 시아버지는 화를 내면서 물었다. “예야! 너 무슨 버릇없는 소리냐? 그게 무슨 뜻이냐?” 그러자 막내 며느리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버님! 들어 보십시오. 제가 아버님의 막내 아들과 결혼해서 살면서 겪은 일인데 제가 아버님의 막내 아들 양근을 만지면서 갖고 놀아보니 힘없이 죽어 있다가도 제가 손만 대면 항시 다시 살아납니다. 그러니 그게 바로 장생불사(長生不死)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래서 아버님도 양근처럼 죽었다가도 항상 다시 살아날 수 있게 되시라는 뜻입니다.” 시아버지는 막내 며느리의 말을 듣고 매우 감격하여 이렇게 말했다. “예야, 네 말이 가장 마음에 쏙 든다. 내가 죽으면 언제라도 네가 양근을 주물러 만져 다시 살아나게 해 다오.” 이렇게 말하고 시아버지는 잔을 받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