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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돌아가는 삶의 수레바퀴가 멈출 때

 

칼럼

 

 

                       돌아가는 삶의 수레바퀴가 멈출 때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극작가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저서 ‘인생철학’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직접적인 목적은 괴로움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삶에 따르기 마련인 괴로움과 세상에 가득한 걱정과 근심이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며 삶의 목적 자체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에 특수한 개별적인 불행은 예외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세상은 어디에나 불행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한다. 인간에게는 영원한 행복은 없지만 순간적인 안락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에게는 두 손이 있으니 일을 해야 하고, 두 다리가 있으니 걸어다녀야 하고, 두 눈이 있으니 봐야 하고, 귀가 있으니 들어야 하고, 입이 있으니 말을 해야 하는데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인간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폐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옛날에 조수에 의해서 밀려 황금이 올라오는 아침이 오는데 그것도 인간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건져 올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중국인은 옛부터 재물신이 재물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재물신이 재물을 가져다 줘도 예의를 바르게 갖춰 나가서 공손히 받아야지 게을러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재물신은 그 사람에게 재물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코 앞에 놓여진 빵도 앞쪽을 다 먹으면 손으로 돌려서 남은 뒤쪽을 먹어야 하는데, 게을러서 그것도 먹지 않는다면 배가 고파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굶어 죽을만큼 게을러빠진 사람은 없다. 천성적으로 게을러다가 손가락질 받는 사람도 자신이 먹을 만큼은 일을 한다. 눈은 세상 만물을 보도록 되어 있지만 사람은 그것으로 부족해서 현미경, 망원경을 발명해서 작은 것을 더 크게, 멀리 있는 것을 더 가깝게 보기를 원한다. 귀는 소리를 듣게 되어 있지만 사람은 마이크, 스피커를 발명해서 더욱 크게 듣기를 원한다.

 

두 발은 걷는데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사람들은 오토바이, 자동차, 기차를 발명해서 시간을 더 단축하기를 원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게으름과 가난함은 형제지간이 아닌가 싶다. 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하고, 가난하기 때문에 게으르기 쉬운 것이니 게으름과 가난함은 한 부모에게 태어난 혈육임이 분명하다. 이렇게 보면 게으름과 가난함 이 두 가지는 상호간에 인과이다.

 

그래서 우리는 운명을 바꾸고 가난함을 바꾸려면 반드시 게으름을 폐기하고, 부지런히 일을 해야한다. 공부하는 사람은 입과 눈과 손과 마음을 집중해야 하고, 그런 사람은 대부분 공부를 잘 한다. 또 사찰에서 수행하는 사람은 몸으로는 절하고 입으로는 염하고, 마음으로는 관을 해야 하는데, 이 삼업으로 불심에 가까이 다가서는 사람만이 부처님의 가피를 입게 된다는 것이 불가의 말이다.

 

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수확을 거둘 수 없듯이 게으름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부자가 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 그런데 게으름과 가난함도 인생의 한 부분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생명이 있기 때문에 게으름과 가난함이 있는 것이다. ‘생명에는 전생이 있고, 금생이 있으며, 미래가 있어서 전생으로 인해서 금생이 있고, 금생으로 인해서 내생이 있다’고 하듯이 인간의 생명은 윤회를 멈추지 않는다. 인간에게 윤회는 둥글궁글한 희망이다. 물은 햇빛에 의해 증발되어 수증기가 되고, 하늘에서 냉각되어 비가 내린다. 꽃과 열매가 시들어 씨앗이 되고, 씨앗은 땅에 심어 싹을 틔우면 다시 꽃과 열매를 맺게 된다.

 

봄날에 흘러가는 강물과 시냇물은 다시 돌아 올 때가 있게 된다. 부귀영화는 3대를 넘기지 못하고, 제왕의 왕조국가는 천년을 지탱하기 어렵다. 생명은 윤회를 하기 때문에 인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윤회하기 때문에 인생의 무상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은 화살과 같고 세월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는 말은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을 형용하는 말이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이나 생각은 그 빠르기가 천둥소리나 번갯불과도 같아서 시간보다 더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은 찰나에 생멸하여 앞생각이 스치고 나면 곧바로 뒷생각이 일어난다. 생각과 생각이 이어지는 것이 마치 밀물 썰물이 들어 왔다 나갔다 하는 것과 같다.

 

인간의 마음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아서 한 생각 사이에 지구를 한 바퀴 돌고, 한 생각 사이에 순식간에 삼세간을 다 나오기도 한다. 인간의 마음은 허공처럼 커서 마음에 허공을 품는다고 하여 마음에 아무런 걸리는 일이 없으면 협소한 잠자리라도 널찍하게 느껴지고,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대궐같은 호화주택도 협소하게 느껴진다. 고통의 수레바퀴가 멈출 때 우리의 삶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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