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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명작 중편소설 = 천강홍의장군 <3>

 

 

 

 

 

 

 

권우상 명작 중편소설 = 천강홍의장군 <3>

 

 

                                     천강홍의장군

 

 

박노강과 ‘노다사부로’는 곽재우 장군에게 허리를 굽혀 정중하게 예의를 표하고 나서 다시 서로 상대방을 보며 인사를 한 후 창을 꼬나 들었습니다. 시작을 알리는 징소리가 ‘둥’ 하고 나자 쨍그랑 툭탁! 쨍그랑! 하는 창이 부딪치는 소리

와 함께 상대의 창끝을 이리저리 잘 피해가는 ‘노다사부로’의 기묘한 창술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초조하게 했습니다.

박노강은 ‘노다사부로’를 향해 쉴새없는 공격의 창을 휘두르며 사정없이 몰아 붙였지만 ‘노다사부로’는 신출귀몰한 창술로 위기를 벗어났고 방어만 하던 ‘노다사부로’가 이번에는 공격 자세로 전환하여 사정없이 박노강을 밀어붙이며 공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다사부로’의 연속되는 공격에 박노강은 방어하기가 몹시 곤혹스러

운 표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박노강의 창술이 뛰어나 ‘노다사부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듯 하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노다사부로’의 뛰어난 창술이 서서히 돋보였고, 급기야 6합에 접어 들면서 쉴새없이 공격해 오는 ‘노다사부로’의 창 끝에 박노강은 간신히 방어 자세로 버티면서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러나 8합으로 접어들면서 얏! 하는 소리와 함께 번개처럼 허공으로 몸을 날리면서 ‘노다사부로’의 창끝이 박노강의 손에 쥐어진 창을 걷어내듯 들이치자 박노강은 그만 손에서 창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순간 박노강의 목은 어느새 ‘노다사부로’의 창끝이 와 닿아 있었습니다. 와! 하는 군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노다사부로’의 승리로 판정나자 곽재우 장군은 대견하다는 듯 입가에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궁술의 실력을 겨누는 차례였습니다. 호명에 따라 십 여명의 궁사들이 차례로 나와 목표물을 겨누어 화살을 날렸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세차게 날아간 화살이 목표물 한 가운데에 꽂힐 때마다 표적을 보는 사관(査官)은 붉은 깃발을 흔들며 명중이요! 하는 소리를 질렀고 화살이 빗나 갈 때는 헛방이요! 하는 소리를 질렀다. 궁사들의 활솜씨를 볼려고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 들었습니다.

화살은 한 사람이 열 발을 쏘도록 되어 있었고, 열 발 모두 목표물 한 가운데에 명중시키면 최고의 궁사(弓士)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덟 명이 화살을 쏘았으나 열 발을 모두 명중시킨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모두 다 네 발이나 다섯 발이 아니면 여섯 발이나 일곱 발을 명중시키는데 그쳤습니다. 호명이 되자 이번에는 ‘노다사부로’의 차례였습니다. ‘노다사부로’는 활과 창 두 종목을 신청했습니다. ‘노다사부로’는 다소 긴장된 얼굴로 정신을 가다듬었습니다.

한일자로 굳게 다문 그의 얼굴에는 장군이 될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결코 놓칠 수 없다는 비장한 결의가 묻어 있었습니다. ‘노다사부로’는 목표물을 보고 활시위에 팽팽하게 힘을 넣고 나서 숨을 잠시 멈추고

활 시위를 놓았습니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바람보다 빠르게 날아가 목

표물 원형 한 가운데에 명중으로 꽂혔습니다. 붉은 깃발이 흔들리고 사관의 ‘명중이오!‘ 하는 목소리가 곽재우 장군의 귀에 들어왔습니다.

‘노다사부로’는 다시 두 번째 화살을 날렸습니다. 역시 명중이었습니다. 와! 하는 군중들의 환호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듯 터져 나왔습니다. ‘노다사부로’는 다시 세 발째 화살을 날렸습니다. 이번에도 명중이었습니다. 다시 와! 하는 군중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노다사부로’는 네 발, 다섯 발, 여섯 발, 일곱 발, 여덟 발, 아홉 발, 열 발 모두 명중시켰습니다. 화살이 표적지의 가장 작은 빨간색 원형 안에 들어가 꽂힐 때마다 명중이오! 하는 소리와 함께 군중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를 보고 있던 곽재우 장군 입가에는 웃음이 흘려 내렸고, 대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었습니다. 장군을 선발하는 이 행사에서 ‘노다사부로’를 포함하여 모두 열 명의 청년이 예비 장군으로 선발되었습니다. 선발된 열 명의 예비 장군을 군중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에서 곽재우 장군은 말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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