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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개미들의 비협조적인 행동

 

 

 

 

칼럼

 

 

                    개미들의 비협조적인 행동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모든 생물은 생존법칙이 있다. 흔히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고 한다. 적자생존은 생존경쟁의 원리에 대한 개념을 간단히 함축한 말이지만 찰스 다윈(C. Darwin)의 진화론에 대한 원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윈이 처음 사용한 말이 아니라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스펜서(H. Spencer)가 1864년 ‘생물학의 원리(Principles of Biology)’라는 저서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곤충은 우리 주변에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우리와 친숙해진 동물이다. 그중에서도 개미는 부지런하게 꾸준히 노동하며 희생적이고 서로 협조하여 단결하는 모범적인 일꾼으로써 찬양을 받는다. 그런데 개미들의 합성법칙(물리학에서 힘의 합성에서 힘은 물체의 운동상태 또는 모양을 변화시키는 운동이고, 협력은 물체에 작용하는 모든 힘을 합한 것이며, 합성은 2개 또는 여러개 이상의 요소가 합쳐진 것, 힘의 합성은 두 가지의 경우가 존재한다)에 비추어 보면 과연 개미들이 상호 협조적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개미들이 하는 일을 총체적으로 볼 때에는 공동으로 노력해 간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물리학의 합성법칙의 견지에서 장시간 면밀히 관찰해 보면 개미들의 노력이 대단히 비(非)단결적이고, 비협조적이며,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확대경을 통해 개미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세심하게 들어다 보면 그런 면이 확실히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들이 보는 개미들이 영리하게 보이며 협력하는 모습은 겉보기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대개의 개미는 제각기 자기 본능적으로 일하며, 다른 개미의 작업에 협조하려는 입장에서 일하지 않으며, 도와주려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 여러명이 작업을 하다가 한 두마리가 이탈해 버리는 것을 보면 본능적임을 알 수 있다.

 

개미들이 서식하는 한 장소에서 수십 마리의 개미들이 반반한 자리에서 큰 수확물을 운반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라. 수확물 주변에 달라 붙은 개미들은 잡아 당기고 밀고 한다면 그들은 모두 일률적으로 같이 작업하며 모범적인 협력의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그러나 그 수확물, 가령 새끼 벌레나 과자나 빵조각 또는 지푸라기와 같은 어떠한 장해물에 걸렸을 때에는 개미들은 각각 다른 어느 개미에게도 협력하지 않으면서 혼자 제멋대로 바둥거리며 그 장애물을 극복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어떤 개미는 오른쪽으로 끌려고 하고, 어떤 개미는 왼쪽으로 끌며, 다른 개미는 앞으로 밀고, 또 다른 개미는 뒤로 잡아 당기고 제 각각 다른 곳에 올라 가거나 혹은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면서 각자 제멋대로 행동한다.

 

이렇게 해서 설령 어느 한 방향으로는 6마리의 개미가 힘을 가하고 있고, 그와 반대 방향으로는 8마리의 개미가 힘을 가하고 있다. 결국 그 방향으로 수확물이 옮겨 가기는 하지만 8-6=2 마리가 가하는 힘으로만 운반된다. 관찰할 때마다 개미의 숫자는 다르지만 대개는 12-8=4, 10-7=3과 같은 구도로 수확물의 운반이 진행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나는 경남 양산에서 ‘명리학연구소’를 할때 장시간 앉아 상담을 하다가 허리를 펴고 가벼운 운동을 할려고 마당에 나가면 개미가 많아 이런 실험을 한적이 있다. 개미들의 이와같은 ‘가짜 협조’를 보다 더 쉬운 사례를 보자.

 

26마리의 개미가 반듯한 빵조각을 끌고 있다. 빵조각은 동쪽의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앞 줄에 선 10마리의 개미는 빵조각을 남쪽의 자기쪽으로 끌고 있으며, 뒷줄에 있는 11마리의 개미도 역시 서쪽으로 밀고 있으며, 양쪽 옆에 붙은 개미들도 그들에게 협조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때 송곳 끝으로 뒷줄에 있는 개미들을 꼭 눌러서 운반하는 노역에 참가하지 못하게 방해를 하면 빵조각은 훨씬 빨리 끌려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뒷줄에 있던 개미들은 빵조각을 앞으로 민 것이 아니라 뒤로 즉 동쪽과는 반대 방향으로 잡아 당겼다. 즉 개미들은 빵조각을 뒷걸음 시켜서 방향을 돌린 후 자기가 앞서서 개미집 방향인 동쪽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노력하였다.

 

이리하여 뒷줄의 개미들은 앞줄에서 작업하는 개미들을 협조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노력을 헛되게 하면서 오히려 운반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 따라서 빵조각을 개미집으로 끌고 가기 위한 개미의 숫자는 26마리 모두가 아니라 4마리의 노력으로써도 충분하였다. 개미의 숫자가 이보다 많거나 적은 다른 장소에서도 대개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개미 숫자가 가장 많은 45마리의 집단에서도 7마리의 노력으로 수확물은 운반하였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그것은 아마도 집단을 이끌어 가는 두목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개미는 인간 사회에 비유하면 상하수직적인 계급이 서열이 아니라 개미가 집단에서 맡는 역할에 불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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