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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바둑과 인생(人生)

 

 

 

 

 

칼럼

 

 

                                   바둑과 인생(人生)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어떤 사람이 평지에 바늘 하나를 꼿아 놓고, 높은 산에 올라 긴 실을 던진다. 이때 실오라기가 그 바늘 귀에 궤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 바른 진리를 만나는 것은 바람에 날린 실오라기가 바늘 귀에 꿰이는 정도로 희유하고 귀하며 소중한 인연이다. 불교 경전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마치 눈먼 거북이가 망망한 바다에 뜬 나무판자 구멍에 목을 끼우는 만큼 어렵다’고 가르친다(잡아함경 406 맹구경) 그만큼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매우 희유(稀有)한 사건이다. 그러기에 인생은 여건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좋은 여건에서 살면서 행복하고 그 반대로 나쁜 여건에서 살면 불행하다는 논리는 수긍할 수 없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여건이 좋으면 행복하다고 할 것이다. 가끔 ‘마음이 편해야 살지!’ 하는 말을 듣는다. 물론 어느 정도는 여건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여건이 나빠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세상에 많이 있다. 여건은 나빠도 행복하게 사는 극한의 북극 빙하 지역이나 극난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 인생을 임종의 순간을 위한 것이라고 정의하는 철학가가 있다.

임종의 순간을 맞는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게 임종을 맞이 하는지 의문이다. 비록 여건은 열악하지만 임종을 아름답게 장식한 사람들이 많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면서도 알뜰히 모은 전 재산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사회에 기부하고 죽는 사람이 있다. 이런 분들이야 말로 열악한 여건에서도 아름다운 임종을 맞는 사람들이다. 물론 아름다운 기준이 사람마다 각자 다르듯이 아름다운 인생에 대한 설계도 사람마다 각자 다를 것이다.

 

그러나 행복은 본인이 평가하는 것이지 타인이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여건에서 행복하게 사는 인생은 세상에서 남겨둘 것이 없지만 아름다운 인생은 세상에 남겨둘 것이 있다. 누구에게도 영원한 행복도 영원한 불행도 없다. 불행이란 것은 약간의 불편이 있을 뿐이며, 행복한 인생도, 아름다운 인생도, 마음이란 곳에 근원을 두고 있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더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괴물이다. 돈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나에게 소유된 개념으로 상대와 비교하여 인식해서 생긴다. 그래서 집착을 떠나야만 남에게 베푸는 것이 가능해지고 나와 남을 동등하게 생각하는 넓은 시야의 사유(思惟)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이타(利他)와 공평심은 사람을 군자(君子)로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땅이 메마르고 척박한 아프리카나 스리랑카 사람들은 부족한 것이 있어도 그들 나름대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육신이 쇠하고 노하면 세포조직의 성장이 둔화되어 마침내 삶을 마감하게 된다. 하지만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람이 행복한 인생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돈도 있어야 하고 명예도 필요하다. 우리가 물질에 대해 절제하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신앙이 필요하다. 신앙이란 자연의 원리를 바탕으로 삼고 인간 본연의 도와 덕을 넓게 펴 교화시키므로 서로 시기하고 미워하는 감정이 없도록 모두 화평하게 하는데 목적을 삼아야 한다.

 

인간이 어느 동물보다도 가장 으뜸으로 지칭되는 만물의 영장이라면 자연의 진리를 본 받고 배워야 한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때가 되면 떨어져 죽는 것을 순리로 알고 따를 뿐이며 떨어지면 또 썩어 다음 씨앗의 밑거름이 되어주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세년년 보내 주고 있건만 인간들은 이를 외면해 버리고 있지 않는가. 꽃은 제각기 독특한 냄새(향기)가 있다. 장미꽃은 장미꽃 냄새가 있고 국화꽃은 국화꽃 냄새가 있다. 장미꽃에 국화꽃 냄새가 나면 그건 장미꽃이 아니다.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도 마찬가지다. 돼지는 돼지 냄새가 나야 하고 개에게는 개 냄새가 나야한다. 만일 돼지에게 개 냄새가 난다면 그건 돼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에게는 어떤 냄새가 나야 하는가? 물론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만일 사람에게 사람 냄새가 나지 않고 개나 돼지와 같은 짐승 냄새가 난다면 이러한 사람은 이미 사람으로의 품성을 상실한 것이다.

 

우리 모두 바둑판 앞에 앉아보자. ‘바둑의 도(道)’란 무엇인가? 우주가 둥근 것을 주천(周天)이라고 하고 바둑판의 둘레가 네모가 난 것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을 뜻한 것이며 네 모퉁이의 점이 모두 90점씩으로 된 것은 일년 4계절을 3월씩으로 나누어 90날(3월x30일=90일)을 뜻한 것이다. 바둑알이 360개로 된 것은 1년은 360날(4계절x90일=360일)을 말한 것이며 판의 둘레가 72로(路)로 된 것은 5일마다 드는 천기에서 비롯된 일년의 72절후를 말함이요, 바둑알 360개가 혹과 백으로 반반씩 나누어진 것은 우주의 음과 양을 뜻한다. 둥근 바둑알은 움직이는 우주의 모양이요, 바둑판이 모난 것은 고요한 땅을 말함이라 바둑에는 인생의 묘미가 있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이라 과욕 없는 자연의 공익정신을 본받아 살면 좋을 듯 싶다. 내 눈에는 바둑에도 인생의 묘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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