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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기업은 권력과 손 잡으면 망한다

 

 

 

 

 

칼럼

 

 

          기업은 권력과 손 잡으면 망한다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보도에 따르면 새만금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둘러싼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던 전북 지역 건설사 대표 A씨가 실종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A씨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 선정과 관련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23년 7월 3일자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 등 사업에 8440억 원에 달하는 비리가 확인됐다. 정경유착(政經癒着)은 정치인과 기업가 사이에 이루어지는 부도덕한 밀착 관계를 말하는데 기업가는 정치인에게 정치 자금을 제공하고, 정치인은 기업가에게 여러 가지 특혜를 베풀어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해 준다. 그런데 권력에 기생하는 기업의 경우 ‘벤츠’나 ‘창조’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박근혜 정부의 사례를 보자.

 

박근혜 정부가 경제에 역점을 둔 사업이나 기업의 명칭 등을 보면 반드시 ‘창조’란 말이 들어간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 새 시대의 삶을 바꾸는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화융성’이란 개념이 무엇인지 검색해 봤더니 이렇게 나온다. ‘문화의 가치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의 기본 원리로 작동하고 국가 발전의 토대를 이루며 국민 개개인의 행복 수준을 높이는 것을 뜻한다.’ (당시 문화융성위원회 홈페이지). 현 시점에서 문화를 중요한 키워드로 내세우는 이유는 고용이 없는 저성장 시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정치, 경제적 위상에 비해 우리 나라의 국가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가 평가 절하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문화연구가 레이먼드 윌리엄스(Raymond Williams)는 ‘문화’란 가장 정의를 내리기 힘든 단어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다양한 층위와 범주를 가지고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풀이 된다.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명실공히 IT 강국으로서 기술적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어 왔고, 국내의 디지털 인프라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이다. 이러한 강점을 살려 박근혜 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과학기술과 ICT 기반의 콘텐츠 산업 육성에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하겠다는 전략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비해 창조성이나 문화의 가치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문화융성’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대개 모호하다는 인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인식됐다. 이런 모호한 개념을 이용하여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 편승하여 정부를 등에 업고 사업을 벌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순실(최서원 개명) 사건으로 드러난 차은택 씨가 본부장을 맡은 ‘문화융성본부’ 역시 창조란 말이 어김없이 들어가 있다. 즉 ‘문화창조융합본부’라는 명칭이다.

 

아이카이스트(대표 김성은)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불리며 급성장한 벤처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이카이스트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170억 원의 향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최서원)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가 이 회사를 통해 수백원을 빼돌린 정황이 포착되면서 권력을 등에 업은 사실이 드러나자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3년 4월 당시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아이카스트를 방문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이카이스트 제품을 직접 시연하면서 정계와 재계 고위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찾는 기업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 리더 대상을 정부가 주도하는 상(賞)이란 상은 모조리 거머쥐었다. 이 정도라면 누구봐도 권력의 혜텍을 누렸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그러나 종착역은 여기가 아니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아이카이스트는 두바이와 싱가포르에 해외 법인을 설립했고 10조원, 100조원 등 조(兆) 단위 수출계약을 잇달아 맺었다. 영국 AIM(대체투자시장) 상장계획도 내 놨다. 그런데 이 회사 대표(김성진)가 사기혐의로 구속되면서 AIM도 분식회계 의혹 등이 드러나 무산됐고 정윤회 씨의 동생 정민회 씨가 아이카이스트 싱가포르 법인장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김성진 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실세로 후원자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비선실세 비자금 창구’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되었고, 청와대 개입설이 나오면서 최순실(최서원) 씨 사건과의 관련성도 수사 대상이 되었다. 기업이 권력을 등에 업으면 반드시 망한다는 것을 알려준 사례중의 하나이다.

 

김대중 정부시절 신지식인 사업에서도 보았듯이 기업이 정권을 등에 업고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그래서 대통령, 장관 등이 방문한 기업은 반드시 사고를 낸다는 말도 나돌았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케이트 등 벤처기업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의혹사건은 적지 않았고, 1조원 벤처기업 신화로 세인의 주목을 받은 모뉴엘 대출사기도 있었다. 수출입은행 등이 그들의 먹잇감이었다. 지금은 정책금융, 보증기금, 정부 R&D자금 등을 빼먹겠다는 기업이 없는지 궁금하다. 정부지원을 노리고 정치에 기생하여 축재를 하겠다는 기업들 치고 어느 역대 정부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 따라서 망하고 싶은 기업은 권력과 손을 잡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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