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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권력자의 선정은 지식, 정서, 의지에서 나온다

 

 

 

 

칼럼

 

 

        권력자의 선정은 지식, 정서, 의지에서 나온다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비록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싯점에서 국회의원 후보들이 국민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국회에 들어가도 저렇게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두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일단 국회에 들어가면 태도가 상당히 달라진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정치인은 누구나 권력을 잡으면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달라진다는 것은 말과 행동이 권력을 잡지 않았을 때와 잡았을 때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이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중국과 같은 공산국가나 북한과 같은 독재 치하에 살아본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다. 특히 ‘사회주의’라고 떠벌리는 북한정권은 사회주의와 거리가 먼 ‘1인 독재 왕국’이다. 국가라기 보다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집단이다. 어느 국가나 권력을 쥐기 전에는 국민에게 복종하듯 하지만 일단 권력을 쥐면 그것을 남용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국가 건설’이란 명분을 내걸고 혁명을 이끈 신념이나 이상향은 온데 간데 없고, 함께 해 온 국민들을 잔인하게 학대한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의 노동자의 폭동사건과 멀리는 프랑스 혁명과 러시아 혁명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인류의 역사는 권력 쟁탈전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수단으로 전쟁이 동원되기도 했다. 그리스 역사가 투기디데스(Thucydides : BC460∼BC404)는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그리스 쟁탈전인 펠로폰네소스 전쟁(BC431∼BC404)을 다룬 자신의 저서 ‘역사’에서 전쟁은 인간의 권력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러시아 푸틴의 우크라니아 침략도 해당) 그러면서 권력욕이란 바로 ‘남을 내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욕구’라고 했다. ‘전쟁은 어차피 피할 수 없다는 일종의 비관론이란 설명이다. 고대와 현대에서도 국가란 명칭의 집단이 생긴 이래 인간의 욕망 속에 권력욕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더욱 비관적인 것은 그것이 무제한이라는 점이다. 권력의 권세권(權)자에서는 악한 꾀와 못된 꾀를 책략으로 삼고 있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또한 착할 선(善)에는 ‘높다. 좋아하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중국과 일본 역사의 집약서인 ‘三國志’(총11권)와 ‘大望’(총 36권)을 보면 수 많은 영웅 호걸들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는 권력욕에 집착하다가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권력욕으로 목숨을 내 놓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생명도 보다 권력이 더 고귀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명이 없는 죽은 자가 어찌 권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그래서 권력은 자칫 자신의 무덤을 향해 가는 길이 될지도 모른다. 마약에 한번 맛을 보면 죽기 전에는 잊을 수 없듯이 권력도 한번 맛을 보면 좀처럼 포기하기 어렵다. 그래서 국회의원에 낙선해도 그 주위를 맴돌다가 재기를 노리는 모습을 한국 정치사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권력욕을 가진 사람이 ‘제왕의 꿈’이 무르익어 갈 때는 수 많은 반대 세력들이 억울하게 희생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천하통일의 꿈으로 중국의 ‘조조’와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야심은 어디까지나 중앙정부의 반란 진압이었다. 중앙에서 하달되는 각종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역적으로 몰아 죽일 수 있었다. 이것이 제왕이 되는 매우 편리한 방법이었다. 성인군자도 아닌 범부(凡夫)로서야 어느 정도 어쩔수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한 국가의 최고 통치자라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직언(直言)을 들었을 때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화를 내지 말고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넓은 도량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최고 통치자는 먼저 자기 ‘내가 누구인가?’라는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전전긍긍 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이 미치지 못함을 원망하라.” 춘추시대의 명재상 관중(管仲)의 말이다. 그러나 세계 역사를 보면 대부분 권력욕에 몰입하다 보면 자기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반대 세력을 무리하기 억압하거나 숙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것이 국가를 경경하는 권력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다. 따라서 권력자는 감정을 억제할 수 있는 역량이나 도량이 있어야 하며 그런 도량을 갖추자면 다방면에 많은 지식과 풍부한 사회 경험과 달빛처럼 아름다운 정서를 가져야 한다.

 

지식(智識)은 사물에 대한 앎으로서 경험이나 스스로의 까달음에서 얻어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밝혀 놓은 것을 배워서도 알게 되지만 정서(情緖)는 사물에 대한 느낌으로서 기쁨이나 슬픔이나 아름다움이나 추함이나 부끄러움이나 근심이나 노여움 등 감정의 바탕을 말한다. 신념이나 끈기도 의지에서 나온 결과이며, 의지가 강하면 생각이 강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식이 머리(頭-head)라고 하면 정서는 가슴(胸-chest)이고 의지는 팔다리(手足-arm and leg)이다. 머리(頭), 가슴(胸), 팔다리(手足) 셋이 조화를 이룬 생각을 하게 되면 그 권력자는 선정을 베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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