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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識字憂患의 대표적인 사례들

 

 

 

 

칼럼

 

 

                      識字憂患의 대표적인 사례들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최근 더불어 민주당 소속 여성 정치인 김 아무개가 노인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자 다수의 국민들이 분노하면서 여러 단체에서도 성토를 분출했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의 노인 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문제는 이번에 노인폄하 발언을 한 민주당 김 아무개 정치인이 대학교수라는 점이다. 이런 것을 두고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심리학에서 자기합리화(Self-rationalization)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도 때로는 자신의 실수, 비이성적인 행동, 불법, 탈법 등 그릇된 판단에서 한 행동에 대해 그럴듯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자기합리화 즉 ‘핑계거리’를 만들어 내는데 이러한 자기합리화는 정부의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늘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이 모양이라면 어린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 것인지 궁금하다. 서양 속담에 ‘젊은 과학자는 있을 수 있어도 젊은 정치가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상대적인 말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치에 맞는 말이다. 이런 말이 나온 배경에는 과학자는 지혜가 필요하지만 정치가는 지혜와 경험도 함께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험이 지혜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경험이 지혜를 창조할 수도 있다. 문제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은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경험은 일정한 기간동안 쌓은 연륜이 없으면 형성될 수 없다. 이것은 우리나라 정치 초년생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제는 오랜 정치생활을 해도 초년생의 행태를 탈피하지 못하는 정치인이 있다는 점이다. 깊이 있는 다양한 지식이 없고, 지혜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식은 칼과 같아 잘못 사용하면 흉기가 된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교사뿐만 아니라 폭언, 욕설, 폭행으로 상처를 입은 분이 적지 않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똑똑한 사람과 못된 사람을 혼동하고 있다. 흔히 못된 사람을 똑똑하다고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상대방에게 불편함이나 폭언 또는 욕설로 마음에 상처를 받아도 참고 있으면 바보로 취급된다. 그런데 고소, 고발로 강력하게 대응하면 고개를 숙인다. 반면 참고 넘기면 더욱 얏잡아 보기도 한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고소하고 대들면 똑똑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이다. 요즘 세상에 겸손이 설 땅을 잃어 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노인 폄하, 여성 비하 발언 등은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자신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할 의도(꼼수)로 보이지만 자신의 무지를 나타내는 識字憂患의 대표적 사례이다. 이들은 매우 성공한 것 같아 보이지만 역풍의 기세는 매우 강열하여 묻혀있던 치부까지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識字憂患은 어떤 사람들일까? 남보다 앞서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교만한 사람,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고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유한 유명 인사들의 생활 방식을 부러워하지만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들을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자화자찬을 늘어놓기를 좋아한다. 겸손과는 거리가 먼 그러한 사람들은 성공한 것에 대한 영예를 자신에게 돌리며 잘난 체한다. 사람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는 책임감 있게 사는 것보다는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날 사람들이 점점 더 자기중심적이 되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한 세상에서, 겸손은 바람직한 특성이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겸손하면 좋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겸손한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쟁적인 세상에서 일부 사람들은 자신이 겸손하게 행동할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바보 또는 나약한 사람으로 비쳐지지나 않을까 염려한다.

 

성서에서는 겸손을 높이 평가하고 배양해야 할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면서(디모데후서째 3:4) 예수께서는 진정으로 큰 사람은 교만한 사람이 아니라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에 더해 겸손이라는 특성에 대한 균형 잡히고 긍정적인 견해를 알려 주며 참다운 겸손은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강함의 증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교만의 한 가지 정의는 과도한 자기중심이다. 우리 사회가 겸손한 사람을 바보로 취급 하더라도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인생관이 아닌가 싶다. 겸손함은 지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일본(廣島市)에서 성장할 때 ‘지식은 칼과 같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지식은 잘못 사용하면 흉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나는 지금도 이 말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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