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1년 중 가장 사람답고 행복해야 할 달이다. 그런데 어느 분의 가정과 그 공직자가 속한 조직에서는 가장 슬프고 참담하고 안타까운 일이 연이어 일어난다. 지방공무원으로 40년 근무하고 명퇴 후 3년이 지난 시점에 안타까운 소식이 연이어 들리니 이것은 아니다. 제발 멈추자!
이 세상에서 생명은 소중하다. 미물일지라도 우연이 생겨나지 않았다. 더군다나 인간은 그 수많은 영장류 중에서도 매우 특출하며 신의 경지가 아니고는 불가사의하다. 광활한 우주에서 현재의 최첨단 과학기술로 태양계에서나 겨우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그것도 고대 미생물 흔적에 불과하다. 칼 세이건의 말대로 이 우주 공간에서 이 지구에서만 인간이 존재한다면 엄청난 낭비가 아닐 수 없을 정도다. 그것도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인간은 현재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예수님은 성모 마리아의 몸을 빌려 이 세상에 평화와 사랑을 위해 모든 고통을 안고 모든 죄를 사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 부처님은 태어나서 일곱 발짝을 걷고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며 왕자의 자리도 버리고 자비 광명을 베풀고 열반에 드셨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 악법도 법이다는 명언을 설하고 독배를 마셨다. 공자님은 춘추시대 여러 나라에서 강론하며 바른 정치와 인간다운 삶을 설파하였다. 많은 제자를 통해 논어 춘추 예기와 삼경 등을 남겼다. 아들과 제자들의 앞선 죽음을 보고 애달파하며 생을 마쳤다. 성인들께서도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몸소 이겨내면서 죽음을 의연하게 맞으셨다. 적어도 2,500여 년에서 2023년이 흐른 지금까지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삼국유사 등 신화에 의하면 우리는 단군의 자손이다. 환인의 아들 환웅은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로 은근과 끈기로 이겨낸 웅녀와의 사이에 단군왕검을 낳았다.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홍익인간 사상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수많은 외침에도 꿋꿋이 막아내고 목숨을 초개같이 던졌다. 동방의 등불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솟아났다.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제 먹을 복은 타고난다며 자손을 낳고 대를 이었다. 암울한 가운데 배움의 길로 이끌어 오늘의 우리가 존재한다. 조상들께 한없는 감사와 고마운 마음 금할 길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가족이며 똑같다. 어느 종교에서나 죽음을 자초하는 것은 큰 죄악이다. 극단적 선택이라는 자살은 선택이 아니라 범죄행위이다.
오호 통제! 세계 OECD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 변함이 없다. 2011년 인구 10만명 당 31.7명/일에서 지난해 24.4명/일이니 부동의 1위다. 저출산 고령화로 이 지구촌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1위 나라로써 개탄스럽고 안쓰럽다. 특히 오늘날 후배 공직자들의 자살은 매우 우려스럽다. 그 원인과 이유야 차치하더라도 한때 직업 선호도가 가장 높았으니, 뿌듯한 사명감과 봉사 정신으로 행복해야 할 사람들이 아닌가?
지방 공직의 선배로서 고담준론을 논하고자 함이 아니다. 40여 년 전 신규채용 교육 중 강사님의 말씀이 아직 귀에 쟁쟁하다. ‘돈 벌려고 공무원 되신 분은 지금 당장 사표를 쓰고 장사하러 가시오!’라고. 사시사철 최일선에서 근무하다 보면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도 많았다. ‘공무원은 화를 삭이고 삭이는 자리로 내장을 마당에 내던지면 개도 물어가지 않는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가며 9급에서 3급까지 명예롭게 마칠 수 있었다.
정부는 전 공직자를 대상으로 자살예방 교육과 생명존중 교육 의무화가 시급하다. 공무원도 소중한 국민의 일원이다. 권위주의 시대의 표현인 공직이 힘들면 시민이 행복하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 당장 사표를 쓰고 다른 일자리를 찾자. 급여가 적으면 당장 사표를 쓰고 돈을 벌면 된다. 그것이 살자는 방법이다. 여러분은 그 치열한 경쟁을 이겨냈지 않은가?
그리하여 공무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영광스러운 자리이다. 앞선 성인들처럼 존경받을 만한 자리이다. 국가와 국민을 믿고 묵묵히 성실한 자세로 정년까지 최선을 다하자. 우리나라는 공직자 여러분이 살아가는 동안 사랑과 행복을 끝까지 보장해 준다. 바로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