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2부 제55회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55회

 

 

다라국의 후예들

 

 

거우위왕은 마음속으로 손해 본 만큼 보상을 해 주면 안되겠느냐고 말해 볼려다가 왕이란 신분이 알려질까봐 할 수 없이 촌로가 물고기를 다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해질 무렵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피라미 새끼 한 마리 잡히지 않는 낚싯대를 바라보며 해가 서산에 기울기를 기다렸다. 이를 지켜본 신하 둘은 화가 잔뜩 났다. 왕인 줄도 모르고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게 하는 촌로의 행동이 괫심하기 때문이었다. 참다못한 신하 하나가 촌로에게 고함을 냅다 질렀다.

“이보시오! 이 분이 누구신줄 아시오?”

하자 거우위왕은 제빨리 입을 막으며

“어허 너는 가만 있거라!”

하자 신하는 말을 할려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촌부는

“누구이던 내가 알봐 없으니 팔자대운(八字大運을)을 알고 싶으면 내가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던가 그렇지 않으면 기다리지 않아도 되오.”

하면서 다소 오만한 태도로 물고기만 낚아 올리고 있었다. 신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왕이 가만히 있으라고 하니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였다. 거우위왕은 마음 속으로 촌부가 한 말을 곱씹으며 좋은 운이라야 저렇게 물고기가 잘 잡히는가 싶어 어서 빨리 자기에게도 좋은 운이 있는지 없는지 알고 싶었다. 거우위왕은 신하와 함께 기다리다가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야 촌부의 집에 왔다. 촌부의 집은 강에서 멀지 않는 곳에 있었는데 초라하기 짝이 없었고,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다. 촌부는 신하 둘을 별채에 머물게 하고는 방안에서 조그마한 상을 앞에 두고 왕과 서로 마주 않았다. 그리고는 생년월일시를 묻고는 팔자대운을 뽑았다. 촌부는 역술에 능통한 양범우(凡雨)라는 사람이었다.

 

四柱 己(기) 乙(을) 甲(갑) 甲(갑)

巳(사) 亥(해) 子(자) 子(자)

 

大運 甲(갑) 癸(계) 壬(임) 辛(신) 庚(경) 己(기)

戌(술) 酉(유) 申(신) 未(미) 午(오) 巳(사)

 

양범우(梁凡雨)는 팔자대운을 보자 깜짝 놀랐다. 제왕(帝王)의 팔자이기 때문이었다. 갑자일(甲子日)이 갑자시(甲子時)를 만나 귀명격(貴命格)이 되었다. 또한 인수(印授)가 많아 신왕(身旺)한데 대운이 서방관왕지(西方官旺地)라 어릴 때에 대귀발신(大貴發身)하였으니 제왕의 사주팔자가 분명하다. 5살 서방운(西方運)에 태자가 되어 신미경운(辛未庚運)까지 30년간 왕이 되어 나라를 이끌어 갈 팔자대운을 타고 났다. 그러나 40살 오대운(午大運)에 왕(旺)한 자수(子水)를 충극(冲剋)을 받으니 일생의 영화가 끝날 것으로 보였다. 이는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함부로 발설할 수가 없어 혼자 속으로 짐작만 할 뿐 비밀에 부치어 발설하지 않았다. 양범우는 일어나 거우위왕에게 두번 큰 절을 하였다.

 

<계속>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