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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2부 제40회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2부 제40회

 

 

다라국의 후예들

 

 

윤화는 아무래도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라고 지레 짐작을 했다. 평소 아버지는 다소 고지식하다 해도 원래 성품이 유순하고 착한 까닭에 그리 큰 곤란이나 어려움은 겪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즘의 아버지는 마음속에 무슨 말 못할 큰 걱정거리가 생긴듯 언제나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지고 상심에 찬 표정이었다. 더구나 땅이 꺼질듯 긴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나 밤잠을 못이루는 것이나 여러가지 아버지의 표정을 보면 분명히 아버지에게는 걱정거리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고 윤화는 생각했다.

여름도 지나고 어느덧 가을인데도 연신 찬물만 들이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윤화(允花)의 마음은 답답하고 괴롭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아버지는 가끔 마당이나 부엌에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자신과 눈이 마주치면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이상했다. 윤화는 그런 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하루는 저녁 설거지를 끝내고는 안방으로 들어가 아버지 앞에 다소곳이 앉았다.

“아버님! 혹 마음속에 무슨 근심거리라도 생기신 거예요?”

윤화의 말에 배진우는 딴청을 부렸다.

“아니다. 아무 근심도 없다!”

윤화는 따지듯 다시 입을 열었다.

“아버님! 무슨 일인지 말씀해 주셔요! 저번에 촌장 어른을 만나고 오신 후부터 아버지의 모습이 전과 달라지셨습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있으시니 어서 말씀해 주셔요 어서요 아버지...”

윤화의 말에 배진우의 아내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요. 영감! 윤화의 말이 옳아요. 촌장 어른이 뭐라고 하던가요?”

딸과 아내가 이렇듯 따지듯 나오자 배진우는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어 촌장 각송과 있었던 일을 모두 틀어 놓았다.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아내는 펄쩍 뛰었지만 웬일인지 윤화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잠시후 윤화가 결심을 굳힌듯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아버님! 어머님! 소녀 촌장 어른의 말을 따르겠습니다. 이 좁은 마을에서 궁색하고 가난한 촌부의 아내로 사는 것 보다 대궐에 들어가서 왕의 총애를 받으며 호화롭게 살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셔요.”

윤화(允花)의 부모는 생각지도 않은 딸의 말에 저으기 놀랐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부모의 걱정을 덜어 주려는 딸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고는 마음속으로 소리없이 흐느껴 울었다. 며칠 후 약속한 날짜에 거타지왕을 모신 어가의 행차가 마을에 도착하였다. 마을에는 곧 성대한 잔치가 베풀어졌다. 잔치는 밤늦도록 계속 되었고 백성들은 횃불을 환히 밝혀 놓고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가무를 즐겼다. 거타지왕도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신하들과 술잔을 돌리며 얼큰한 흥취에 젖어 들었다. 술자리의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을 무렵 마을 촌장인 각송은 거타지왕 앞에 마을의 진상품을 받쳤는데 비단 보자기로 정성스레 포장한 큰 함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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