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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2부 제34회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2부 제34회

 

 

                         다라국의 후예들

 

 

구다왕이 거느린 군사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성벽위에서 수비를 하고 있는데 탁순국의 기마군들이 성문을 향해 구름처럼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구다왕의 심복 부하 벽기는 부하 장졸들에게 탁순국 군사들이 오고 있으니 죽음을 각오하고 성문을 지켜야 한다고 소리쳤다.

구다왕은 군사의 대열을 전투태세로 갖추고 준비한 돌과 화살을 다시 한번 점검하였다. 구다왕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탁순국 군사를 바라보며 성벽 위로 나가자 문득 군영을 살피러 갔던 군사가 나는 듯 말타고 달려 동남변방을 지키던 군사들이 모두 패하였다고 보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구다왕은 장수 벽기에게 이렇게 되면 큰 일이 아니냐고 하자 벽기는 그렇다고 아니 싸울 수도 없지 않느냐고 했다.

구다왕은 이기지 못하는 전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자 벽기는 싸우지도 않고 항복을 하자는 것이냐고 하자 구다왕은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였다. 구다왕의 얼굴에는 지례 겁을 먹고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코 앞에 다가온 탁순국의 거타지왕은 성벽위에 서 있는 구다왕을 보자 말을 멈추고는 여유 만만하게

“구다왕께서 나오셨는가? 그래 나와 한번 힘을 겨누어 보겠는가?”

하고 은근 슬쩍 큰 소리로 말하자 구다왕은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거타지왕은 의기양양하여

“어찌 말이 없는가?”

하고 다시 묻고 나서

“나와 한번 겨누어 볼 것인가? 아니면 항복을 할 것인가?”

하고 묻자 구다왕은 토끼가 죽으면 여우가 슬퍼지는 법이나 같은 부류는 해치지 말라(兎死孤悲 物像其類)는 옛말이 있다고 하면서 탁순국(진해)과 고차국(고성)은 형제와 같은 나라로 아무런 원수진 일도 없는데 어찌하여 고차국을 칠려고 하느냐고 묻자 거타지왕은 토끼와 여우가 어찌 같은 부류라 하는가? 같은 부류라면 여우가 토끼를 잡아 먹지 않아야 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여우가 토끼를 잡아 먹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본 일이 없다고 하면서 토끼와 여우는 결코 같은 부류가 될 수 없다고 하였다.

구다왕(九多王)이 그러면 싸우자는 말인가? 하고 묻자 거타지왕은 항복을 한다면 굳이 싸울 필요는 없지 않는가? 라고 하면서 싸울 것인가 아니면 항복을 할 것인가는 그대가 결정할 일이니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때 구다왕을 호위하고 있던 벽기(壁奇)장군이 큰 소리로

“탁순국왕은 참으로 무엄하오! 아무리 힘이 있다고 하나 힘없는 나라를 이렇게 겁박해도 되는 것이오?”

하자 거타지왕(巨他之王)은

“안되면 어찌 할 것인가? 그것이 생존법칙이 아닌가. 너희들에게는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길 밖에 없다. 첫째는 싸워서 죽을 것인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싸우지 않고 항복하여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것이니 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

하자 벽기(碧奇) 장군은 구다왕(九多王)에게 어서 싸우라는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촉하였지만 고차국 구다왕은 싸워서 죄없는 군사들만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항복하는 것이 군사들의 목숨을 살리는 길이라고 하자 벽기 장군은 싸워보지 않고 어찌 항복을 하느냐고 하면서 그리는 못하겠다고 하면서 흐느껴 울자 구다왕도 눈물을 흘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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