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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과 인간의 공존은 가능할까?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무모한사업-

최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은 김천시와 손잡고 김천시 수도산 일원에 반달가슴곰 3마리를 추가 방사할 계획[연합뉴스,2019.10.11(금)]을 발표해 입산자 인명사고위험 등에 대한 안전대책 없이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17년 지리산에서 방사된 반달가슴곰 수컷 한마리(KM-53)가 지리산으로부터 90㎞ 떨어진 김천 수도산 일원에서 발견되어 생포와 방사가 여러 차례 반복되었으며 특히 이 개체는 2018년 교통사고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서 치료 후 지리산이 아닌 수도산에 재방사한 바 있다. 이 곰은 한 때(2019.6.6) 구미시 금오산에서도 출현해 시민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환경부는 일제 강점기 ‘해수구제’ 차원에서 사라진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2004년부터 지리산 일원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을 시작해 2019년 현재 60여 마리가 지리산 곳곳에서 서식중이다.

 

이번 수도산 일원의 반달가슴곰 추가 방사는 그동안 지리산국립공원 안에서 추진되던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지리산국립공원 밖 일반 산림지역에서 추진한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의 중장기적인 계획아래 사업의 타당성과 추진명분에 대한 국민공감대가 필요하고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마련된 가운데 추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환경부와 이해관계의 괘를 같이하는 일부 지자체가 충분한 공감대와 기술적인 분석 없이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도출되는 것으로 보여 진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지리산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등산객이나 주민들이 대형 맹수인 반달가슴곰과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금까지 이 같은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 2017년 반달가슴곰 관리 실태 현황에 대해 국회 이정미 의원에게 보고된 내용을 보면 당시 지리산에 풀린 47마리 가운데 28마리가 위치 추적이 안 되는 상황이었으며 사실상 관리가 무방비 상태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47마리 가운데 13마리는 배터리 교체시기를 놓쳐 위치추적기가 작동하지 않고 야생에서 태어나 위치 추적기를 부착하지 못한 경우가 15마리인 것으로 나타났었다.

 

곰 복원사업이 시작된 2004년부터 현재까지 반달곰은 지리산 인근 민가에 내려와 가축 6마리를 물어뜯어 죽이는가 하면 등산객의 침낭, 바지 등을 찢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런 피해는 지리산뿐 아니라 다른 산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당국은 반달곰은 사람을 회피하는 습성이 있어 사람이 곰을 먼저 자극하지 않으면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한다.

[과연 이말이 맞을까?]

 

전문가들은 “곰 습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는 입장이다.

이항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반달곰 위험이 제로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반달곰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주민에게도 반달곰의 위험성과 대처방안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포유류 전문가는 “곰이 사람을 보면 대부분 피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곰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곰마다 성격과 습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정부가 지리산 밖에서도 대형 맹수인 반달곰과 조우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고지하고 위험을 피하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곰이 많은 일본에서는 해마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난다고 한다. 그러나 환경부의 대책을 보면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현수막을 설치하고 주민과 등산객에게 종이나 호루라기 등 피해 예방 물품을 나누어 줄 계획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당초 지리산 일원에 한정된 반달가슴곰의 복원에는 성공하였으나 서식지가 포화상태인 시점에서 전국적으로 개체수를 확대하는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연구를 토대로 국민적인 공감대와 국민안전에 대한 충분한 대안 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립공원공단이 관리 권역을 벗어나면서까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멸종위기종 복원의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며 수백억원을 들여 경북 영양군에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반달가슴곰과 산양, 여우 등 주요 포유류 복원 업무는 종복원센터로 이관하지 않고 여전히 국립공원공단에 맡기고 있다.

 

반달가슴곰처럼 환경부가 지정한 우리나라 멸종위기종은 2017년 기준 217종이다. 2016년에 비해 54종이 늘어났으며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004년부터 지리산에 반달가슴곰복원사업을 시작해 현재 60여 마리가 지리산 곳곳에서 서식중이다. 이밖에 소백산에서는 거의 멸종상태인 토종 여우 복원사업이 진행 중이며 월악산에서는 산양이 복원 중에 있다.

 

환경부가 수도산에 반달가슴곰 3마리를 추가 방사한다면 복원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수도산은 지리산과 달리 사람과 곰의 충돌가능성이 매우 높다. 등산객 등 입산자가 증가하고 있고 산림 내 각종 임산물과 양봉, 각종 산림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산림청에서는 '국립김천치유의 숲'의 시설이 완공되어 개장을 앞두고 있어 입산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수도산은 김천시 이외에도 성주군, 고령군, 거창군 등 인접한 여러 지자체가 있다. 이들 지자체의 다양한 의견도 수렴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실제 산림에서 생업을 영위하는 임업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어야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무모한 시범사업이 이루어 져서는 안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이사업을 전면 보류하고 체계적인 연구와 안전에 대한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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