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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칼럼 = 신뢰성 가설 정책은 실패한다

 

 

 

 

칼럼

 

 

 

                                     「신뢰성 가설」 정책은 실패한다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우리는 우리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흥미 있는 경제법칙을 규명할 수 있다. 1990년도의 더운 여름밤을 식혀주는 영화 「강화도령」을 보면서 재미있는 경제법칙을 발견 할 수 있다. 더벅머리 강화도령 이원범은 두메산골 처녀인 양순이와 즐거운 날을 보내다가 하루 아침에 왕으로 등극한다. 하지만 강화도령 이원범은 아름다운 궁녀들에게도 관심이 없고, 오로지 양순이를 잊지 못하면서 늘 우울한 날을 보낸다. 더벅머리 강화도령은 헌종의 뒤를 이어 철종 임금이 된다. 그러나 그는 힘 없는 허수아비 왕 노릇을 하게 된다. 그런데 철종은 시골의 빈대떡과 막걸리를 마시고 싶어 하면서 궁궐의 미녀들은 싫다하고 첫사랑인 양순이를 오매불망 그리워한다. 이를 경제학으로 보면 철종의 효용함수는 왕으로서 진수성찬을 드는 것이 아니라 양순이와 함께 시골냄새가 나는 된장 뚝배기를 먹는 것이었다. 경제학에서 보면 효용(utility)이란 어떤 재화를 소비함으로써 얻어지는 인간의 감정적, 주관적인 만족감을 뜻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철종은 진수성찬과 수 많은 예쁜 궁녀들 속에서 사는 왕의 생활에서 자기의 효용 극대화를 달성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철종은 시골 된장 뚝배기를 먹는 것이 궁궐에서 진수성찬을 먹고 사는 것보다 더 좋은 생활이였기 때문이다. 철종은 허수아비 왕으로서 힘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매사에 우유부단했다. 그 결과 철종은 허수아비라는 소문이 전국에 나돌기 시작했고, 민심은 동요되고 관료 세계는 매관매직과 같은 부정부패가 독버섯처럼 자랐다.

허수아비와 같은 철종이 어느 날 백성들의 생활상을 살펴보기 위해 행차한다. 그런데 백성들 가운에 한 남자가 철종의 어가를 향해 돌멩이를 던진다. 돌멩이를 던진 남자는 즉시 체포되고, 범인은 철종이 소문대로 허수아비 왕인지 시험해 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보면 여기서 중요한 경제법칙을 규명할 수 있다. 그것은 신뢰성가설(credibilityhypothesis)인 것이다. 1990년대 등장한 합리적 기대가설(rational expectation hypothesis) 학파는 특히 「신뢰성 가설」을 강조한다. 「신뢰성 가설」이란 정부의 정책이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확실한 정책을 남발하면 국민들은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으며, 국민들에 의해 신뢰받지 못하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가설을 말한다. 철종은 우유부단(優柔不斷)한 허수아비로 소문이 나 있고 국정은 매관매직으로 부패되어 있기 때문에 백성들은 왕의 통치력과 국정 운영 능력을 불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민심은 크게 동요되고 있었으며, 백성들의 원성이 고조되었던 것이다. 철종 임금은 허수아비란 소문이 나돌고 있었기 때문에 임금이 행차하는 어가에 돌멩이를 던지는 사람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경제학의 기본원칙인 「신뢰성 가설」은 조선 철종시대에도 적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신뢰성 가설」은 1988년 출범한 노태우 정부에서 적용됐다. 그 당시 한국경제는 물거품처럼 부풀어 있었다. 부동산 가격은 하루만 지나면 올라 망국적인 부동산투기로 떼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전세값 폭동으로 무주택자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시민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부동산 가격이 불안하고 부동산 투기가 날뛰는데, 국민들의 마음이 단합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정부가 80%의 국민들은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을 때 국민들은 정부에 대해서 신뢰성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노태우 정부는 이와 역행했다. 그 당시 보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이 도시 근로자 가구의 6년치 소득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노태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민주화와 정통성 시비의 와중에서 생존권을 주장하는 노동운동을 무마시키기 위하여 주택 200만호 건설의 선거공약을 내세웠지만 이를 너무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건축 자재난으로 인한 부실공사의 만연을 초래하였고, 지가상승과 고임금, 자본재 수입 급증으로 다시 적자구조로 전환시켜 경기침체를 장기화 시켰다. 이는 정부의 정책이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확실한 정책을 남발하여 국민들은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국민들에 의해 신뢰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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