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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칼럼 = 도시의 얼굴은 간판이다

 

 

 

칼럼

 

 

                                  도시의 얼굴은 간판이다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어느 도시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국적불명의 외래어 간판이 너무 지나쳐 대한민국이 아니라 외국에 온 느낌이 드는 지역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의 동성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엔 'TONYMOLY', 'A'PIEU' 등 알수 없는 국적불명의 외래어 간판이 숲을 이루고 있다. 표현이 모호해 의미를 알 수 없는 간판 즉 DESCENTE(데상트), aimerfeel(에메필) 등도 있다. 이 주변에는 간판 수백개 중 우리말로 된 간판은 10개도 채 되지 않으며, 대부분 외래어 간판들이다. 이래도 되는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운 도시는 간판이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판은 미관상 품격이 있고 아름다워야 한다. 하지만 전국 대부분 도시의 풍경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어느 상업지역 간판은 아름답기 보다는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가득하다. 간판의 홍수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최근 몇몇 자치단체에서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간판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디자인이 중심이 되는 아름다운 거리 등 생활속의 디자인을 중요시한 대책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간판에 이어서 또 하나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것은 현수막이다. 현수막은 바람이 심하게 불면 펄럭거리거나 찢어져 걸레처럼 너덜거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흉물스럽다. 현수막을 임의로 내거는 행위는 불법이다. 현수막은 행정기관에 신고해서 검인을 받아 지정된 장소에 걸어야 한다. 그리고 시행일자가 지나면 자진 철거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고 한번 내걸면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더구나 대규모 신규 아파트가 건립되는 지역은 아파트 분양을 홍보하는 불법 현수막이 바람에 끈이 떨어져 너널거리는 보습은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모습은 어느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시로 단속을 하고 있지만 철거하기가 바쁘게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아마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거나, 과태료보다 홍보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서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불법 현수막이나 규정에 위반한 간판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단속에 앞에 업주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손님을 끌어드리기 위해 업주들은 다른 업소보다 시각적으로 톡톡 튀는 간판을 설치할려고 한다. 이들의 영업 수단에 적지 않는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홍보물이기에 당국의 간판 정비는 더욱 절실하다. 거리의 분위기에 맞는 간판의 규격과 화려함 보다는 도시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디자인과 색상이 반영된 것이라면 도시의 아름다움에는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유럽의 도시를 보면 몇가지 관광객을 놀라게 한다. 그 가운데 가장 크게 눈에 틔는 것은 잘 정비된 상점 풍경이다. 그리고 상점마다 독특한 역사성을 가진 간판을 달고 있다. 오래되어 색깔이 바랜 간판일수록 알아준다는 것이 현지인의 말이다. 이는 전통을 강조한 것이다. 희귀한 골동품일수록 값이 나가는 것처럼 이곳에서는 오래된 간판 일수록 인지도가 높다. 건물 역시 지붕은 시각적이 효과가 큰 빨간색이라든지 파란색이라든지 벽은 희색이나 베이지색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그 도시의 역사를 관광객들에게 묵언의 감정으로 알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건물벽의 고정 간판은 걸린 후에 다시 정비를 하려고 하면 업주들에게 경제적 부감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따라서 당국에서는 미리 도시(지역)의 특수성이나 상업성 등을 감안하여 거기에 맞는 합법적인 간판을 걸도록 할 필요가 있다. 간판은 건물의 규격과 주변 환경조화가 잘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어두운 색상보다는 밝은 색상이 좋으며, 품위가 있고 격조가 높아야 한다. 많은 글자보다 간단 명료하면서도 강한 늬앙스를 풍겨야 한다. 아름다운 간판은 아름다운 도시를 만든다. 한글은 상당히 쉬운 문자라서 세계적으로도 문맹률이 최저 수준이다. 그런데 간판과 일상생활에서 뜻과 표현이 모호한 외래어와 영어, 로마자를 지나치게 사용하여 우리나라에도 문맹자가 나타났다. 행정기관이나 언론사, 지식인 등이 평소 한글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한글을 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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