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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權禹相) 명작소설 = 분노의 계절 제3회



권우상(權禹相) 명작소설 - 분노의 계절 제3

 

 

            분노의 세월

 

 

창조리가 국상에 올라 혼란한 조정을 수습하고 민심을 헤아리는 정책을 실시하여 다소간 백성들의 불안은 사라졌다. 하지만 봉상왕에 대한 불신은 여전했다. 고구려가 안정을 되찾지 못하자 선비족의 모용외는 다시 기병대 12천을 이끌고 일사천리로 고구려 변방을 통과하여 어느덧 고국원에 도착하였다. 모용외는 고국원에서 서천왕의 무덤을 발견하고 파헤칠려고 하였다. 이때 부랴부랴 출동한 고구려 군사들이 징을 두드리고 괭가리를 치면서 요란하게 몰려오자 고구려 군대의 수가 엄청나게 많은 것으로 알고 모용외는 지레 겁을 먹고 도주하였다.

모용외가 물러간 뒤에 봉상왕은 조정 신하들에게 선비족의 침입을 막을 방도를 연구하도록 하였다. 두 차례에 걸친 선비족의 침입으로 겁을 잔뜩 집어 먹은 봉상왕은 국가 경제는 벼랑 끝으로 떨어졌고 백성들의 생활은 더욱 곤경에 빠졌다. 게다가 해마다 가뭄으로 흉년이 이어지자 유랑걸식 하는 백성들이 늘면서 도적 떼가 들끓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봉상왕은 궁궐을 대규모로 증축하는 공사를 감행하여 많은 백성들은 부역에 동원되고 강제로 세금을 징수하였다. 흉년으로 농사를 완전히 망친데다가 설상가상으로 봉상왕이 궁녀들을 거느리고 사치와 유흥을 위해 백성의 고혈을 쥐어 짜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해 조정 신하들은 수 차례에 걸쳐 궁궐 증축 공사를 중지할 것을 왕에게 건의 하였지만 봉상왕은 듣지 않았다.

또한 봉상왕은 누군가 모반을 획책할 것을 염려하여 간신히 몸을 피한 돌고突高의 아들 을불乙佛을 죽이기 위해 전국에 군사를 풀어 잡아 들이도록 명령했지만 을불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을불乙佛이 잡히지 않자 봉상왕은 더욱 마음이 다급하여 현상금까지 내걸고 전국 곳곳에 방을 써붙였지만 그래도 을불乙佛은 잡히지 않았다.

극도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백성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앙이 닥쳤다. 큰 지진이 일어나 가옥이 파괴되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 때문에 유랑민은 더욱 늘어나고 백성들의 원성은 걷잡을 수 없이 높아져 갔다. 백성들이 지옥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봉상왕은 예쁜 궁녀들과 함께 주색을 즐기며 사치와 향락을 멈추지 않았고, 궁궐 증축 공사도 계속 진행되었다.

봉상왕은 15살 이상의 남녀를 강제로 징발하여 궁궐 증축 공사에 동원하였다. 이 때문에 많은 백성들은 백제나 신라 등 타국으로 도망치거나 고향 마을을 떠나 사방으로 흩어져 유랑걸식 하면서 깊은 산속으로 찾아 들었다. 이를 보다 못한 국상國相 창조리는 목숨을 걸고 봉상왕에게 직언을 하기로 하였다. 만일 이 직언이 받아 들이지 않으면 봉상왕을 폐위시킬 반정까지 도모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창조리는 봉상왕과 독대를 한 자리에서 말했다.

대왕 폐하! 천재가 연속하여 일어나고 흉년이 극심하여 백성들은 살 곳을 잃고 있사옵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어찌하여 그냥 보고만 계시옵니까? 젊은이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노약자는 계곡과 수령을 헤매고 있으니 지금은 실로 하늘을 두려워 하고 백성들을 걱정하여 근신하고 반성할 때이옵니다. 대왕께서는 이 같은 사정을 생각하지 않으시고 굶주리는 백성들을 데려다가 나무를 깎고 돌을 나르는 부역으로 괴롭히고 있사옵니다. 이 같은 처사는 왕이 백성의 부모라는 말에 완전히 어긋나는 일이 옵니다. 더구나 지금 주변에는 강한 적들이 호시탐탐 우리 고구려를 노리고 있사옵니다. 그들이 만약 우리의 피폐함을 알고 기회로 삼아 침범해 온다면 사직과 백성들은 어떻게 되겠사옵니까? 원하옵건데 대왕께서 저의 이 같은 진언을 깊이 생각하시옵소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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