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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연재

긴 가을장마 멍드는 農心

벼 병해충 극성, 밭작물 수확 차질

 
가을장마가 지속되면서 농작물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달 26일부터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는 7일까지 계속되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이맘때면 따가운 가을 뙤약볕이 내려쬐어 낱알이 여물어 가야하지만 지속된 가을장마로 인해 일조량이 예년의 79여%에 불과해 벼·과일·채소가 여물지 않고 각종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8월 들어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서 풍년가를 기대했던 농민들은 줄기차게 내린 비로 수확량 감소, 품질 저하, 수확시기 지연 등 3중고를 걱정하며 한 숨을 내쉬고 있다.


◆벼 낱알 안 여물고 병해충 극성


경북지역 들녘은 이미 대부분의 벼들이 이삭을 폈지만 낱알이 여물지 않고 엉뚱하게 싹이 나는 수발아 현상으로 결실 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올 가을 농작물의 수확 시기가 예년보다 1주일 늦어질 전망이다.

경북 지역은 한창 벼의 낱알이 여물 시기인 8~9월애 연일 궂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턱없이 부족한 일조량으로 벼 수확 감소와 함께 쌀 품질(등급)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이삭도열병과 잎집무늬마름병 등 각종 병해충까지 극성을 부려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두고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구미시농업기술센터는 “장마기 이후 지속되는 고온으로 혹명나방과 멸구류 등 해충의 번식이 빨라 개체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 방제를 소홀히 할 경우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가는 병해충방제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병해충은 벼 출수 후 피해를 주는 해충의 증식은 쌀 수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모양이나 색택 등 품질도 저하시켜 상품성 있고 밥맛 좋은 쌀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과일 출하 적기 놓쳐 채소농사 엉망


과일 역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알 성장이 멈춰 출하가 예년 보다 1주일 이상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미와 김천 등은 예년보다 출하량이 30~40% 줄어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이맘 때 출하하는 햇과일은 상대적으로 높은 값에 팔렸으나 올해는 출하가 늦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김천·구미·칠곡 지역의 포도는 알이 물러 터지는 ‘열과 현상’이 예년보다 10% 이상 많이 나타나 5kg 포도 한 상자가 예년에 비해 2~3천원 떨어진 가격에 팔리고 있다.

장마철에 나타나는 사과 탄저병과 사과 갈색무늬병, 겹무늬썩음병, 검은별무늬병 등 우후국순격으로 병충해 주의보가 내려졌다.

게다가 잦은 비는 과수의 당도 등 맛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농민들은 작황 부진으로 인한 소득 감소에다 병충해 방제에 나서야 하는 등 예년에 경험하지 못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과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금상씨(36·구미시 무을면)는 “당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병충해 방제를 위해 대량의 약제까지 구입해야 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채소 농사도 비 피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무와 배추는 이미 파종시기를 1주일 이상 놓쳐버렸고 파종해 순이 올라온 채소류는 긴 가을장마로 탄저병, 겹무늬썩음병, 뿌리혹병 등으로 농민들의 가슴을 태우고 있다.

여기에다 밭작물 피해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고구마, 땅콩, 들깨 등 밭작물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고 진딧물 응애, 잎말이 나방 등의 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참깨 농민들은 수확해 둔 참깨를 털지 못하면서 밭에서 파랗게 싹이 터 올 한 해 농사를 망치기도 했다.
 
◆과일, 채소 값 폭등


이 같은 수확 부진은 과일, 채소 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채소류 가격은 3배 정도 올랐다. 구미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는 평소 2㎏에 500~600원 하던 대파가 1천600원대로, 열무는 1천800원으로 폭등했다.

상추는 2㎏에 3천~4천 원에서 1만 3천 원으로, 부추는 1㎏에 400~500원에서 1천2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과일도 비가 내리지 않았던 지난달 25일 전에 비해 배(원황), 사과(홍로)의 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적기 병해충 방제작업 호소


농작물 습해가 가을 들녘을 덮치자 관공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5일 의성 등 농촌 현지에서 회의를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구미시농업기술센터 김종필 소장은 “전 직원들이 나서 배수로 작업과 적기 병해충 방제작업을 농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며 “8월까지만 해도 풍년농사를 기대했었는데 긴 가을장마로

농작물 피해가 우려돼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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