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오늘 귀한자리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제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지 3주가 지났습니다. 지난 한 달은 저의 평생에 가장 처절한 시간이었습니다.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피를 말리는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을 바꾸고 또 바꾸었습니다. 출마 선언한 후 그야말로 폭풍 같은 비난과 질책이 쏟아졌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온갖 욕설과 모욕이 빗발쳤습니다. 계란 세례도 받았습니다. 살해하겠다는 위협도 있었습니다. 출마 선언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습니다. 오랜 만에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여러 가정을 방문하였고, 손도 잡아보고, 국밥도 함께 먹었습니다. 우리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얼마나 빠듯한지 피부로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의 잘못으로 국민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고 있는지 저의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들었습니다. 매일 터져 나오는 부패, 비리, 불법, 탈법에 분노하고 절망하는 소리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우리국민을 만나면 만날수록, 어려운 사정을 들으면 들을수록, 고통스러운 삶을 보면 볼수록, 정권교체는 이제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대로 가서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선택한 이 가시밭길이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지난 5년 정권의 무능과 독선으로 나라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경제는 동력은 잃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공교육은 붕괴되었습니다. 큰소리와 떼쓰기가 활개치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일이 바보짓이 되었으며, 거짓과 인기영합이 유능한 것으로 통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국민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대통령은 끊임없이 국민을 편 가르고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언론의 자유도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원칙 없는 대북정책으로 북한은 핵보유국 행세를 하고, 한미간 신뢰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혼란과 절망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을 교체해야 합니다.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우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합니다. 정권교체는 반드시 해야 하지만 청와대 주인만 바뀌는 정권교체는 안됩니다. 나라의 기초를 세우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는 정권교체가 되어야 합니다. 정권교체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은 환상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서 어떤 나라를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떤 지도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정말 정직하고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의 소중한 가치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진 지도자이어야 합니다. 그런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습니다. 그런 지도자만이 흔들린 나라의 기초를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정직하게 인정하는 용기가 중요합니다. 거짓말을 또 다른 거짓말로 덮으려 하고,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돈만 벌면 된다는 사고에 빠진 사람은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도, 나라를 바로 세울 수도 없습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저는 제 인생의 대부분을 법관으로 지냈습니다. 30년에 걸친 법관 생활을 통해 제가 일관되게 추구한 것은 개인의 존엄과 가치의 존중이었습니다. 정치권력의 횡포로부터 인권을 지키고, 사회의 차별로부터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법관의 임무라고 믿고 고독한 길을 걸었습니다. 정치에 입문한 것도 개인의 인격이 존중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국가와 정부가 국민에게 지시하고 간섭하는 나라가 아니라, 개개인이 존중되고 국민이 우선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이 꿈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도전에 나섭니다. 대통령이 된다면 정말 국민 개개인이 존중받는 새로운 시대를 열 것입니다. 국민에게 "선택의 자유"와 "기회의 평등"을 보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이 나라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고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지름길입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저는 지난 두 번의 대선을 제1정당의 후보로 기호 1번을 달고 치렀습니다. 거대한 조직을 업고 기라성 같은 세력을 거느리기도 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인 이번은 모든 것이 다릅니다. 제게는 조직도, 세력도, 돈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기호도 맨 끝인 12번이고, 어딜 가나 마지막 자리입니다. 그러나 제일 높은 자리에 보지 못했던 것을 제일 낮은 이 자리에서 봅니다. 제일 앞에서는 듣지 못했던 것을 제일 끝에서 듣습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의 삶이고 국민의 소리입니다. 저는 지금 이 자리에서 정치에 입문했을 때의 초심을 되찾았습니다.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평안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과 용기가 솟아납니다. 나라를 살리는 것은 조직도, 세력도, 돈도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힘입니다. 제게는 아무 것도 없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국민이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국민과 함께 이 구국의 장정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이제 곧 경천동지할 대변화가 올 것입니다. 저는 우리국민의 위대한 힘을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올바른 선택을 해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한나라당을 포함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세력이 이제 저를 중심으로 총결집할 것입니다. 이회창이 앞장서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할 것입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평범한 서민들의 일자리와 복지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려 합니다. 평범한 서민이 행복한 나라, 땀 흘려 열심히 사는 사람이 보상받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워 꿈과 희망을 꼭 되찾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