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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칼럼

[방석영 칼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

 

군자유부전(君子有不戰) 전필승의(戰必勝矣) 즉, 군자는 싸우지 않음이 있을 지어전정, 싸움을 하게 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의미의 맹자님 말씀이다. 가장 최상의 삶은 싸우지 않는 것이고, 어쩔 수 없이 싸움을 시작됐다면, 지는 것 보다는 이겨야 더 행복한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런데 자신만 이기고 싶은 것이 아니라 상대 또한 싸움에서 이기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단순히 이기고 싶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기술 등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겸애(兼愛) 즉,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전한 노나라의 사상가 묵자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중국 고대사 연구가 친위의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몇몇 기술만 잘 숙지해도 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앞당기는 것이 가능하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첫 번째 기술은 ‘때와 장소를 가리는 것’이다. 한 겨울 스키장에서는 아무리 비싼 한산 모시라도 별무소용이다. 더운 여름 해수욕장에서는 제아무리 비싼 밍크코트라도 무용지물이다. 바로 때와 장소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기술은 ‘아첨하는 이를 곁에 두지 않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바르게 볼 수 있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단추인 정견(正見)이다. 그런데 주변에 아첨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보는 정견의 눈이 멀게 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목전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세 번째 기술은 ‘겸허한 태도로 마음을 활짝 열고 의미 없는 괜한 논쟁은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상대도 마음을 열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에 갇혀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마음을 활짝 열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감으로써,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논쟁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대사회의 특징이다.

 

‘우쭐해하며 자신의 과거 업적이나 성과를 자랑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왕년에 제아무리 잘 나갔다고 해도 그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 목전에 펼쳐지고 있는 실제 현실 상황과는 무관하다. 지나간 과거를 자랑하는데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는, 펄펄 살아 숨 쉬고 있는, 지금 여기라는 현재에 조금이라도 더 충실해야 한다. 오직 지금 여기에서 펼쳐지고 있는 삶만이, 우리가 행하고 발전시키며 누릴 수 있는 실재적이고 실존적인 삶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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