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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칼럼

[방석영 칼럼] 참다운기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기도를 한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 불교인들은 부처님께, 또 다른 종교인들도 각자 각자가 믿는 절대자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자신의 소원을 들어 달라고 기도를 한다. 자신이 이루고 싶은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될수록 더욱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기도 성취를 위한 헌금이나 불전도 불사한다. 원하는 일이 중요할수록 간절한 마음과 함께 헌금 및 불전의 액수도 비례해서 커진다.

 

자신의 소원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나 부처님께 도와 달라는 기도를 드리기에 앞서, 그 소원이 참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일인지, 이 세상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도록 하고 이 세상을 극락정토로 만드는데 합당한 일인지, 심사숙고한 뒤에 기도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 자신이 원하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이루기 어렵다고 느껴질 때, 무조건 하나님이나 부처님께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매달리는 것은 참다운 기도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기도란 무엇일까?

 

자신의 원하는 바를 무조건 이루게 해 달라며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기도는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거래에 다름 아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무엇 무엇을 이렇게 저렇게 해 주시옵소서’라며 평소에 쓰지 않던 공손한 표현으로 아무리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어 기도하고 헌금과 불전을 아낌없이 바친다고 해도, 그렇게 하는 까닭은 다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기도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룸으로써 자신이 이득을 보거나 만족을 위한 수단으로 기도를 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기도는 심부름센터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고, 원하는 일을 의뢰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진정한 기도는 자신의 욕심과 욕망에서 비롯된 일체의 주견을 텅 비워냄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바가 진정으로 하나님이나 부처님의 뜻에 합당한가, 참으로 공의롭고 지공무사한 일인가를 확인하는 과정이 전제돼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이 합당하다면, 그 일을 성취하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를 명료하게 알아차린 뒤, 그 일을 이루는데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로 굳게 결심하는 과정이 기도여야 한다. 기도를 통해 욕심과 욕망을 깨끗이 비워냄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일이 하나님이나 부처님의 뜻에 합당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그 즉시 자신의 욕심과 욕망임을 알아차리고 기도를 멈출 줄 알아야 참다운 종교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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