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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칼럼

[방석영 칼럼] 탈무드의 지혜

 

- 탈무드의 지혜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주의 이치를 깨닫고 세상 돌아가는 도리에 통달한 지혜로운 현자들의 생각은 서로 다르지 않은 듯하다. 물론 말은 다르고 표현 방식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그 말과 표현들이 지향하는 궁극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모세가 전한 율법이라고 알려지고 있는 탈무드는 유대인들에게 성서 다음으로 중요시되는 제2의 경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대인들의 신앙생활의 토대가 됨은 물론이고, 일상적 삶의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는 탈무드의 무수한 명언들은, 유대교와 전혀 관계가 없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까지 전파 돼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탈무드의 가르침은 종교와 무관하게 전 세계인들의 의식 속에 알알이 수놓아진 채, 지구촌의 정신문화에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탈무드는 “그 사람의 입장에 서기 전까지 절대 그 사람을 욕하거나 책망 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강조하고 있다. 상대방과 자신의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 보라는 동양의 가르침인 易地思之(역지사지)와 전혀 다르지 않은 친숙한 가르침이다. 탈무드는 “먼저 해야 할 일부터 손을 대고 뒤로 미룰 수 있는 것은 마지막에 가서 하라.”고 설파하고 있다. 사서의 하나인 대학은 ‘知所先後(지소선후) 卽近道矣(즉근도의)’ 즉, ‘먼저 할 바와 나중 할 바를 알면 도에 가깝다’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탈무드는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賢明) 한 사람이다.’는 가르침을 통해 언제나 가슴을 열고 적극적으로 배우는 겸손한 삶을 역설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공자님도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不亦說乎(불역열호)‘ 즉,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느냐며 언제나 가슴을 활짝 열고 겸허하게 배우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자님은 ‘지지위지지(知之爲知之) 부지위부지(不知爲不知) 시지야(是知也)’ 즉,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제대로 아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선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모르면서 안다고 착각한 채, 그릇된 앎의 토대위에서 말하고 행동할 때 실패가 따른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면, 그릇된 허언을 내 뱉는 일은 절대 없다. 결국 모른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이 제대로 배우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이 때문에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아는 것 못지않게,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제대로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가? 나는 정확하게 아는 것만 말하고 있는가?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르는 채, 막연히 지레짐작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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