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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는 부처님 법문

[연화사 원조도안 주지스님 법문] - 마음이 향기로운 사람(46)·(47)

마음이 향기로운 사람(46)

시생멸법 /是生滅法

봄답게 있다가 푸르게 여름으로 간다.
모내기에 바쁜 계절이다. 
한 포기 두 포기 심어진 연초록이 들녘의 화장 세계다.
봄이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논에 심어진 벼 포기마다 싱그러움이 풍요롭다.
겨우내 메마른 들녘이 온통 심어진 벼가 주는 연푸른 초록이 장엄 세계다.

우리의 정신 세계도 깊은 사유로 모내기하자.
푸르고 연한 아름다운 고운 의식으로 가다듬자.
남과 북의 살벌한 대립이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요즘이다.
마음없는 사람은 없다. 

원효 성사께서 “일체가 유심조”라 하셨다.
이보다 사람에 대한 정답이 있겠는가?
우리는 마음 하나로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한다.
천금이 있어도 마음이 아프면 무용지물이요!
가진 것이 없어도 마음이 넓으면 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것이 또한 우리다.

금은보화가 아무리 좋다해도 마음이 불편하면 없는 것이 더욱 편하다.
삼팔선이 가로 놓인 이 시대의 현실이 묵인하기 어려운 입장으로 다가온다.

민족의 분단을 두고 행복하기가 어렵다.
민족을 볼 줄 아는 시야가 필요하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동족임에는 틀림이 없다.
좋은 자연과 환경을 가지고도 가난하게 사는 그들이 불쌍하기도 하다.

이해의 소치와 높은 안목이 없으면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다.

자유의 가치를 모르고 군림하는 이북의 위정자들을 어떻게 보고 제도해야할 것인가?
그 사람들도 우리도 이해의 소치가 좁아지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마련이다.
들녘에 푸른 모내기의 싱그러움이 땅과 물과 바람이 어울려 연초록의 화장장엄이다.

 

뉴스에 나오는 개운치 않은 소식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내일 지구가 멸해도 오늘 모내기를 하는 농부가 “대행 보현 보살”이다.

농사는 나도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한다. 

봄은 이미 여름으로 거듭나고 촉촉히 젖은 봄비는 대지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어디서 보이지 않든 까치가 짝을 찾아 싸운다.
가버린 청춘이 가버린 세월이 무상으로 젖어든다. 

인연되는 모든 분들께 “제행무상 시생멸법”을 전한다.


마음이 향기로운 사람(47)

천상천하 무여불

부족함이 없다.
다만 게으르고 편협해서 모자랄 뿐이다.
알고 보면 본래 부족함이 없이 태어난다.
인간 존재의 위대성은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일이다.
인간의 궁극적 차원에서 보면 모두가 부처라는 것이다.

존엄한 가치를 가지고 태어난 일 대사 인연을 기념하고,

축하하고, 봉축하는 부처님 오신 날이 온다.
신심과 믿음이 깊어질 때 봉축의 의미가 꽃비되어 내리는 것이다.
어떤 것이 기쁨인가.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존귀한 자기를 만나는 일이다.

“천상천하 무여불”이 자기다.
천상이나 천하에 비길 바 없는 “존귀한 사람이 자기”다.
오늘 내가 잘 살아야 한다.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는 양지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부처님의 십대 제자처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끝없는 발심으로

자기를 승화하며 살아야 한다.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처럼 맑고 향기롭게 살아야 한다.
천성에 따라 사람은 삶의 질이 다르다.
지혜로운 천성과 축생같이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천성이 있다.
천성은 아마도 전생에서 타고온 저마다의 성품, 성질, 성격의 일환이라고 본다.

목탁 소리와 요령 소리, 범종, 법고 소리가 천성을 일깨우는 법구의 소리다.

부처님께 귀의하는 발심은 천성을 고치는 발원이다.
한 발짝 물러나 자기의 무지함을 돌아보라.
현실을 도피하려 하지 마라.
주어진 여건과 환경을 도피하여 제이의 여건을 기대하지 마라.
현실을 직시하고 여건을 받아들여 환경을 극복하라.

 존귀한 삶의 가치는 주어진 여건과 환경을 수용하고 극복하려는 용기에 있다.

원래 부족함이 없는 자기를 알아야 한다.
본래로 더러운 것도 없고 깨끗한 것도 없고 더할 것도 없고 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불구부정 (不垢不淨)이요! 부증불감(不增不減)이라 한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고유하고, 고귀한 가치는 “불성 인간”이라는 점이다.

엄중하고, 고귀함으로 태어난 가치가 “불성”이다.

부처님이 오신 뜻을 기리고 새기는 것은

자기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려는 분발심(願力)을 동요하기 위해서다.

본래 원만 구족하고 모자람이 없는 우리다.
전생에 지은 허물을 벗어던지고 인간이 인간을 존중하는 불시에 인간이 되자.

남을 업신여기는 것이 최악의 범죄다.
남을 존중하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없다.

천상천하 무여불 세간소유아진견
하늘이나 하늘 아래 자기보다 존귀한 존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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