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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와 선비정신

이 상 효 (경상북도의회 의장)

 
지난 17일에 대구경북연구원 2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홍철 지역발전위원장이 축사를 통해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고민한 프로젝트에 승부를 걸어야 대구·경북의 미래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셨다고 한다.

아마도 대구경북연구원장을 7년간이나 역임하셨다가 지난 4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셨으니 대구·경북의 사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훤히 잘 알기에 대구경북 발전과 관련하여 그분의 진정성에서 우러나온 고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보도상 접한 홍철 지역발전위원장의 축사 일부 발언들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하지 않으며 공감할 수 없다. 더군다나 개인적인 자리도 아닌 공식석상에서 나온 발언이기에 단순히 지나가는 말로만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니것 내것 따지기만 하였다’, ‘대경연은 대구시 것만 했다 혹은 경북도것만 했다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으며 시·도 것을 모두 다했다’ 등의 발언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지금 우리를 무척이나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혹여 지난 해 경북도의회의 대경연 예산삭감을 염두에 두고 그러한 발언을 하신 것이라면 그런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문제의 진정한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아직도 감정적인 불편만을 확대하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과연 이분이 무려 7년동안 대구·경북의 유일한 싱크탱크를 이끌어가시던 분으로서 우리들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생사고락을 같이하였던 분이 맞는가하는 것이다. 또한 대구·경북이 싸잡아 비난을 받을 만큼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모르지만 대구경북연구원 수장으로서의 본인책임보다는 다른 사람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듯하여 씁쓸한 감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의 미래와 직결되는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날 때 정작 본인은 어디서 어떤 역할을 하셨는가 정말 묻고 싶다.

대경연구원은 그동안 매년 60억원이 넘는 예산을 대구시와 경북도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면서도 출연금이 단지 25%를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상북도의회로부터 행정사무감사를 받지 않고 운영되어 오고 있다.

그 결과 대경연이 과연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 자성의 시간을 제대로 한번 가져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특히, 한동안 대구·경북 시도민이 존경하고 신뢰하였던 지도자가 자리를 옮기고 난 후에는 지역문제와 지역발전전략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고 있는 듯한 발언들은 배신감마저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무릇 선비라는 말은 외형상 어질고 지식있는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선비정신은 지조와 절개로 상징되는 의리정신으로 나타난다.

끝내 고려왕조를 지키려던 정몽주와 길재, 세조의 왕위찬탈에 멸문지화까지 당하면서도 절의를 지켰던 사육신과 생육신, 왜구의 침입에 분연히 일어난 의병 등에서 우리는 충절에 바탕을 두고 세속의 이해에 흔들리지 않는 선비정신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충절에 바탕을 두고 세속의 이해에 흔들리지 않는 선비정신이 바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상임을 홍철 위원장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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