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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연재

이회창 후보와 독거노인과의 만남

 
이회창 후보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이옥형(89)님을 방문하여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하 일문일답>

이회창 후보 : 여기 기대시죠. 편안하시게 다리 펴시는게 나아요. 89세이시구요?
이옥형님 : 예. 89세입니다.

후보 : 지금 매달 얼마나 나오고 있습니까?
이옥형님 : 구청에서요? 17만 5천원이요. 혼자사는데 자식들있다고 영세민은 안해주더라고. 4남매인데 아들 하나 딸 셋. 한아니는 14살 먹어서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집을 나갔어. 지금 53살인가 54살인가 그래요. 근데 여즉 한번도 안왔어.

후보 : 여기 기대시는게 낫겠어요. 그럼 제가 말씀드리기가 어려운데 손님이 와서 기대는 모양인데.
대변인: 할머니 등에 이불을 받쳐드릴께요. (할머니 등 뒤에 이불을 받쳐드림)
이옥형님 : 수술을 해서 움직이지를 못해요. 그렇게 살아요. 4남매는 전혀 연락이 안돼. 딸 한명은 장애자야. 다리가 아파. 날 닮았는지. 저쪽에서 살고 있습니다. 왔다 갔다 한다. 그 아이는 자식이 없으니까 그렇게 됐더라고.

후보 : 17만 5천원 받아서 혼자 사시죠? 빨래나 이런 것 등 도와주시는 분들이 옵니 까?
이옥형님 : 그런 사람들이 오기는 하는데 내가 오지 말라고 했다.

후보 : 왜요?
이옥형님 : 불편해요.

후보 : 어떤 점이 불편하세요?
이옥형님 : 앉았다가 뭐...

후보 : 제대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이옥형님 : 불편하니까 오지 말라고 했다, 구청에서 이런 큰 것들은 다 빨래해다 준다. 자잘한 것만 내가 세탁기 돌리고. 밥은 뭐 부엌에서 먹던가, 여기에서 먹던가. 전기 장판도 있으니까. 보험회사에서 과장님이 갔다줬다.

후보 : 그러면 17만 5천원 가지고 전기료도 내고.
이옥형님 : 전기료, 물세, 의료카드, 주민세 내고 나머지 가지고 한 달에 한번 병원간다. 한 달에 한번도 못가요. 두 달에 한번 가고... 국민의료. 천식이 있으니까.

후보 : 천식 이외에 다른 병이 있습니까?
이옥형님 : 관절이 아파서 수술한것이 있고... 천식 밖에 없다. 혈압이나 당뇨냐 다 없 다.

후보 : 의료 건강관계 때문에 병원가는 건 천식 하나인데...
이옥형님 : 젊어서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뼈가 상했는지 항상 뼈가 아프다. 딴 건 없다 당뇨도 없고.

후보 : 할머니 고향이 이북인가?
이옥형님 : 아니다. 영감이 이북이고 나는 충청남도 천안이다. 아산, 현충사가 내 고향이다.

후보 : 근데 지금 말씀이 이북 사람같다. 할아버지 때문에 그런 거 같다. 그래서 말씀하신대로 보면 혼자 사시는 분이나 어려운 가족이 없는 노인분들이 기초생활보호 대상자에 빠지는 경우가있다. 가족이 있다,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빠진다.
이옥형님 : 호적에 11남매가 있다. 그러니까 안된다. 영세민인데. 자식들이 어디가 있는지 모른다. 전혀 연락이 없어서.

후보 : 지금 나라 제도가 마치 어디든 호적이든 아들 딸이 있으면 영세생활자로 봐주지 않고...
이옥형님 : 말로 해서 안되더라고.

후보 : 맞지 않은 제도다. 실제 어렵고 아들딸이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해줘야지. 현재 실제 와서 도와주는 것도 아닌데 제도를 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할머니께서는 건강하신거거든요. 천식 외에는 혈압이라든가 아주 힘든 건 없기 때문에. 그런데 노인 어른들 그런데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도 나라가 필요한 위로, 병원에서 도와드리는 일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완벽한 의료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혼자 사시는 노인 분들이, 혼자 사는 것도 외로운데 생활이라도 불편하지 않도록 돈 한 푼 한 푼에 신경쓰지 않고 사셔야 할텐데...
이옥형님 : 별로 이렇게 신경 쓸 것은 없다.

후보 : 당장 천식 있으면 병원가는게 문제지요? 어떻게 가나? 누가 와서 도와주나?
이옥형님 : 복지관에서 차를 가지고 가겠다고 해주는데 신세스러워서 걸어간다. 살살 걸어가면 된다. 여기서 국민의료원까지. 금방 간다. 운동삼아 걸어간다. 복지관이 어떤 때는 데려다준다.

후보 : 17만원 중 노인 연금 수당이라고 나오는데 들어가 있나?
이옥형님 : 없다. 요새 무슨 통지가 왔는데 8만 4천원이라고.

후보 : 이제 9만원인데요. 그게 아마 노인수당이라고 해서 9만원 주기로 한 것일 거 다. 그걸 20만원으로 올릴려고 한다. 저희 어머님이 96세에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97에 돌아가시고. 모두 돌아가실 때까지 큰 병은 없으셨는데 노세하시니까 허리가 나쁘셨다. 어머님이 고생하시는거 보면서 지냈기 때문에.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
이옥형님 : 아이고. 모시느라 애 많이 쓰셨어.

후보 : 고통스럽고 힘든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뭐 절대 외롭다 생각 마시고.
이옥형님 : 사방에서 도와주니까 외롭다는 건 아니다. 항상 즐겁다. 예수님 말씀 보면 항상 별말씀 다 있잖아요 난중일기도 보고. 난 나이 많아도 공부하러 다닌다. 복지관에서 일어공부 한다.

후보 : 원래 일어하셨죠?
이옥형님 : 일어 좀 했는데 공부하니까 좀 살아나데요. 영어 배우려고 했는데 영어가 더 쉬운 것 같다. 여러가지 하니까 복잡하다.

후보 : 영어하시고 중국어도 한번 하십시오. 89세이시면 해방 될 때가?
이옥형님 : 1945년 이었다.

후보 : 정확히 몇살이었나?
이옥형님 : 중학교 못 다녔다. 그저 어려서 국민학교 다닐 때 아버지 어머니 돈버신다고 동생들을 업고 다니래요. 업고서 그때는 상투 붙들어다 공부시켰으니까. 한문선생님이 힘들다고 (동생을)내려놔라 그러지. 친구들은 애가 찡찡 거린다고 냄새난다고 했고. 4학년 때 에이, 공부해서 뭐해해서 때려쳤다. 지금 후회되서. 가다카나 히라가나 했던 거를 하니까 살아나드라.

후보 : 그래서 공부 열심히 하고나 어려운 상황에서 사니까 희망을 기지고 미래에 대 한 개혁을 가지고 사는 분이니까. 이제 또 제가 출발해야 한다. 꼭 되고 되면 꼭 다시 오겠다.
이옥형님 : 동네에서 김씨라고 남자 어른 있다. 그이가 이 동네 일 다 도와준다.

후보 : 제가 또 옵니다.
이옥형님 : 누추해서 죄송하다.

이어 방에서 나간 후 밖에서 김희중 씨를 만나 다음과 같이 대화했다.

김희중씨 : 12월 20일까지 철거안하면 벌금물리겠다고 했다.

후보 : 그럼 갈 곳은?
김희중씨 : 무조건 나가라는 거다.

후보 : 엄동설한에 어떻게 나가라는 건가?
김희중씨 : 그러니까 답답하다.

후보 : 그래도 선거철이니까 어떻게 하진 못할 거다. 선거 끝나고 제가 보겠다. 선거끝나고 반드시 찾아오겠다.

<끝>

2007. 12. 1(토)

이회창 대통령후보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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